"인플레와 맞짱 뜬다"…대형마트·식품株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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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라도 수요감소 제한적"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증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인플레이션 방어주’가 주목받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선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들이 실적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줄일 수 없는 생필품을 파는 기업, 고객충성도가 높아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이탈이 적은 기업 등을 ‘물가 방어 종목’으로 꼽고 있다. 국내에선 이마트, 농심, 대상 등이 이런 유형의 종목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마트 점유율 1위 이마트
"주가 상승여력 60% 달해"
브랜드 가치 높은 농심 관심
은행·보험주는 금리인상 수혜
해외선 테스코·켈로그 등 유망
대형마트 주목해야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꼽힌다. 대형마트가 유통하는 야채·과일·육류 등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확 줄일 수 없는 만큼 인플레이션 기간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특히 시장점유율 1위인 이마트에 대해 ‘매수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에 따른 기존 점포들의 성장 등을 고려할 때 2022년은 이마트에 오랜만에 우호적인 환경의 해가 될 것”이라며 22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현재 주가(13만7500원)보다 60% 높은 수준이다.증권가에선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롯데쇼핑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해외 대형마트들도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테스코: 조심스런 인플레이션 이야기(Tesco: a cautionary inflationary tale)’라는 기사를 통해 “인플레이션 환경이 대형마트 테스코 같은 식료품 업체들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생필품 업체도 관심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생필품 생산업체들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라면시장 1위 기업인 농심, 청정원·순창·미원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대상 등이다.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가격 인상 효과로 인한 이익 모멘텀이 탄탄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41만원(현 주가 31만6000원)을 제시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상은 하반기 이익 증가율이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로 3만4000원(현 주가 2만4000원)을 제시했다.해외 종목 중에는 켈로그(시리얼), 캠벨스프컴퍼니(스프), 컴파스미네랄인터내셔널(소금),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담배) 등이 인플레이션 방어력이 높은 생필품 관련주로 꼽힌다.
분야와 상관없이 시장 내 브랜드 가치와 고객충성도가 높아 가격전가력이 높은 ‘하이 퀄리티’ 기업들 역시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종근당, 동국제약, 쿠쿠홈시스, 경동나비엔, 디티알오토모티브 등이 꼽힌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신한금융지주,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은행·보험주 역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인플레이션 방어력이 높은 종목들을 모아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관심이다. 국내에선 ‘KINDEX 미국 WIDEMOAT가치주 ETF’ ‘TIGER 우량가치 ETF’ ‘KODEX 퀄리티PLUS’ 등이 대표적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는 가격전가력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종목에 대한 투자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