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신발밑창 英 텍슨, 한국 자본이 새 주인 되나

나이키·아디다스 등에 공급
매각 희망가 3000억~4000억원
화승·미래에셋PE 등 후보 거론
▶마켓인사이트 4월 15일 오후 4시40분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에 운동화 밑창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 규모 신발 밑창 제조사 영국 텍슨이 한국 자본을 새 주인으로 맞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텍슨의 최대 주주인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나비스캐피털은 최근 국내 기업과 PEF 운용사에 회사 소개가 담긴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매각 자문사인 BDA파트너스를 통해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PE를 포함한 중대형 PEF 운용사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PEF는 국내 관련 기업을 전략적투자자(SI)로 초청해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세계적인 운동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화승이 대표적인 후보군이다. 화승은 브랜드에 완제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텍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슨은 1947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아식스 등 300곳 이상의 신발 브랜드에 밑창, 뒷굽, 부직포 등 주요 구성품을 공급한다. 해당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1위 회사다. 특히 발 앞부분을 보호하는 퍼프, 신발의 중창·안창을 뜻하는 인솔 분야에서 각각 글로벌 점유율 37%, 33%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부직포는 신발뿐 아니라 핸드백, 의류 등에도 사용된다. 최대 고객은 아디다스로, 이 회사의 운동화 뒷굽을 독점적으로 공급한다.한 PEF 관계자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 납품하려면 기술적 진입장벽이 커 핵심 소재사는 한 번 공급 업체로 선정되면 오랜 기간 관계가 이어진다”며 “단순히 제조 설비를 인수하는 게 아니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측면에선 매력적인 거래로 보인다”고 말했다.

텍슨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800억원,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00억원 수준이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몸값은 3000억원 후반에서 4000억원 수준이다. 영국과 유럽, 아시아에 다섯 곳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나비스캐피털은 2016년 바클레이즈로부터 이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