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2030 등돌릴라…국힘 내부서도 "정호영 자진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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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경북대 의대 '특혜편입' 의혹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확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온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인 정 후보자 자녀가 ‘아빠 찬스’를 통해 의과대학에 편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경우보다 심각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어서다.
윤석열 당선인 고심
"조국과 뭐가 다르냐" 여론에
당내 "조기 진화" 목소리 커져
尹측은 "본인 떳떳…지켜보자"
한덕수 국회 인준 영향 미치나
정 후보자 자녀 관련 의혹은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인사청문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오는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15일 “일단 청문회 해명을 지켜보자”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에선 “시간을 끌지 말고 조기에 사태를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국 전 장관 케이스와 판박이”
가장 큰 의혹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2017~2018학년도에 아들(31)과 딸(29)이 잇따라 경북대 의대에 편입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다. 두 자녀 모두 의대에 편입하기 전 아버지가 재직하던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아들은 일반전형에서 떨어진 이듬해 신설된 지역특별전형을 통해 의대 편입에 성공했다. 또 대학생 신분일 때 공동저자로 전자공학회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두 편을 의대 편입 당시 자기소개서에 포함시킨 사실도 확인됐다.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입시부정과 다를 바 없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조씨는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 불거진 부정입학 의혹으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았다. 결국 최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는 조씨의 입학을 취소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검찰을 향해 “‘살권수’(살아있는 권력 수사) 운운하던 검찰은 왜 즉각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가”라고 압박했다.
인수위 “당사자 해명을 지켜보자”
배현진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논란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여러 보도를 통해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소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회에서 검증의 시간이 이뤄질 때까지 잘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비슷한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허위 표창장을 만들거나 하는 등 불법 행위는 없지 않냐”며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당내에선 2030세대가 민감하게 보는 입시 의혹에 대해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조국 사태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며 “한가하게 인사청문회를 기다리지 말고 신속하게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조속하게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흘러나온다. 6월 지방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 두 명이 모두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의대에 편입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리 인준에 영향 미칠 수도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 자녀 의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장관 제청권을 행사해야 하는 한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다음달 10일 대통령 취임에 맞춰 내각을 출범시키겠다는 윤 당선인의 계획이 헝클어질 수 있다.당초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는 호남 출신이고 진보 정권인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회의 임명동의안 통과를 낙관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근 들어 한 후보자 등 고위 관료들이 받은 과도한 로펌 자문료 등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청문회를 벼르고 있다.특히 윤 당선인이 최측근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민주당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덕수·한동훈·정호영 등 세 명이 낙마 리스트에 올랐다”며 “여론도 새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