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장도 리오프닝…'원티드랩·사람인' 담아볼까

사진=원티드랩 제공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인 원티드랩과 사람인에이치알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채용시장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함께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채용 시장의 패러다임이 대규모 공개 채용에서 수시 채용으로 변하면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원티드랩은 15일 오후 1시 20분 현재 0.43% 오른 3만530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달 15일 이후 전날까지 13.75%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6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강세를 이끌었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이날 0.13% 오른 3만9950원에 거래중이다.올해 채용시장 활황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공공 취업정보 사이트인 ‘워크넷’을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전년 동월 대비 26% 늘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1%, 43% 증가하는 등 올 들어 높은 채용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은 수시 채용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도 분류된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채용인원이 아니라 채용공고 건에 대해 과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수시 채용이 늘수록 실적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원티드랩은 채용 공고가 올라오면 인공지능(AI) 엔진을 통해 합격률이 가장 높은 구직자를 기업에 추천한다. 채용이 완료되면 합격자 연봉의 7%를 채용 수수료로 받는다. 현재 합격자의 70%가 디지털 직군으로,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업계에 특화돼있다. 올해 수시 채용 확대와 IT 업계의 인건비 상승 흐름에 힘입어 높은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원티드랩은 ‘가치투자의 대가’인 강방천 회장이 특히 좋아하는 종목으로 유명하다. 강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원티드랩 지분 6.38%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티드랩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82.3% 증가한 111억원이다. 내년과 2024년까지 각각 전년 대비 76.2%, 61.0%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사람인에이치알은 전년 대비 27.2% 증가한 4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티드랩과 사람인에이치알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원티드랩(IT 업종 고급 인력)과 사람인에이치알(전체 업종 범용 인력)은 고객군이 달라 직접적인 경쟁은 제한적"이라며 "온라인 매칭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경쟁 심화보다 동반 성장의 기회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다는 평가다. 사람인에이치알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6배다. 3개월 전(11.9배)과 1년 전(15.0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오 연구원은 “사람인에이치알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은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글로벌 동종업체들의 PER이 20~50배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원티드랩의 12개월 선행 PER은 28.5배다. 높은 성장성에 사람인에이치알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6개월 전(37.0배)과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아진 상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