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美 허가 기대' 한미약품 상승…유증 부른 유틸렉스는 급락[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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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4월 11~15일 주간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한미약품입니다. 지난 8일 27만4000원에 장을 마쳤는데, 1주일 만에 30만7000원으로 12% 상승했습니다. 한미약품 주가가 30만원대를 회복한 건 작년 9월 이후 처음입니다. 주가 상승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시판 허가 심사에 들어갔다는 소식 영향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롤론티스를 판매해도 된다는 FDA의 최종 허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죠.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2년 1월 미국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입니다. 스펙트럼이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펙트럼은 기술도입 7년여 후인 2019년 10월 FDA에 시판 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탓에 심사가 미뤄지다가 작년 5월에서야 롤론티스 원료를 생산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FDA 심사가 이뤄졌습니다.이때 FDA로부터 제조 설비 보완 요구를 받았고, 이번에 요구 사항을 완료해 재신청을 했습니다. 이게 지난달 3월입니다.
FDA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롤론티스 시판 허가 재신청을 승인하고 공식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오는 9월 9일 이전에는 최종 허가 여부가 나옵니다.
FDA는 최종 심사 과정에서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도 다시 진행할 예정입니다. 과거 요구했던 사항들에 제대로 보완됐는지 보는 겁니다. 스펙트럼은 골수억제성 화학 항암제를 투여받는 비골수성 악성종양 환자에게 나타나는 호중구 감소증으로 인한 감염 위험을 낮추는 적응증(치료 분야)으로 시판 허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호중구 감소증 기간을 줄여 감염 위험을 낮추겠다는 겁니다.
호중구 감소증은 말 그대로 호중구가 줄어드는 질환입니다.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는 우리 몸에 세균이 침입했을 때 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호중구가 백혈구 내에서 50~70%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수치가 150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 경우 호중구 감소증이라고 합니다.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3조원 대로 추정됩니다.
롤론티스 판매가 시작되면 한미약품에 본격적으로 판매 로열티가 들어옵니다. 연간 순매출액 대비 '두 자릿수대 비율'로 로열티를 받다가, 마일스톤(단계별 성과보수) 금액을 충족하면 이후 '한 자릿수대 비율'로 조정됩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비공개입니다.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최근 24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과 맞물려 최초 기술이전 당시 계약 내용에서 다소 변경이 생겼습니다.
주가가 크게 빠지며 주목을 받은 종목은 유틸렉스입니다. 1주일새 1만8250원에서 1만4650원으로 19.7% 급락했습니다.
지난 8일 발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실망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틸렉스는 시설자금 100억원, 운영자금 866억원 총 96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증을 발표했습니다.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함께 결의했습니다.
주주배정 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주가에 악재입니다. 전환사채(CB) 발행, 새로운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 배정도 아닌 기존 주주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유틸렉스는 '호재'로 인식되는 무증도 내놨지만 악재를 덮진 못했습니다. 11일에만 주가가 17.8% 빠졌습니다. 회사는 왜 투자자 실망이 클 것을 감수하고서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했을까요.
업계는 주주배정 말고는 이렇다할 자금조달 수단이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 CB 발행은 작년 말 리픽싱 조건 변경과 주가 하락 등으로 투자자 찾기가 어려워진 최근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3자 배정 유증을 받아줄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 등 신규 투자자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회사 측은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유틸렉스는 2025~2026년 주요 파이프라인 상업화에 대비한 자금 조달이라고 합니다. 현재 약 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T세포 치료제 임상 2상과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임상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임상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과거 발행한 CB 발행 물량에 대한 풋옵션 요구에 대응하는 성격의 자금 조달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일부 풋옵션 요청이 들어왔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4월 11~15일 주간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한미약품입니다. 지난 8일 27만4000원에 장을 마쳤는데, 1주일 만에 30만7000원으로 12% 상승했습니다. 한미약품 주가가 30만원대를 회복한 건 작년 9월 이후 처음입니다. 주가 상승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시판 허가 심사에 들어갔다는 소식 영향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롤론티스를 판매해도 된다는 FDA의 최종 허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죠.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2년 1월 미국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입니다. 스펙트럼이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펙트럼은 기술도입 7년여 후인 2019년 10월 FDA에 시판 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탓에 심사가 미뤄지다가 작년 5월에서야 롤론티스 원료를 생산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FDA 심사가 이뤄졌습니다.이때 FDA로부터 제조 설비 보완 요구를 받았고, 이번에 요구 사항을 완료해 재신청을 했습니다. 이게 지난달 3월입니다.
FDA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롤론티스 시판 허가 재신청을 승인하고 공식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오는 9월 9일 이전에는 최종 허가 여부가 나옵니다.
FDA는 최종 심사 과정에서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도 다시 진행할 예정입니다. 과거 요구했던 사항들에 제대로 보완됐는지 보는 겁니다. 스펙트럼은 골수억제성 화학 항암제를 투여받는 비골수성 악성종양 환자에게 나타나는 호중구 감소증으로 인한 감염 위험을 낮추는 적응증(치료 분야)으로 시판 허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호중구 감소증 기간을 줄여 감염 위험을 낮추겠다는 겁니다.
호중구 감소증은 말 그대로 호중구가 줄어드는 질환입니다.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는 우리 몸에 세균이 침입했을 때 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호중구가 백혈구 내에서 50~70%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수치가 150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 경우 호중구 감소증이라고 합니다.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3조원 대로 추정됩니다.
롤론티스 판매가 시작되면 한미약품에 본격적으로 판매 로열티가 들어옵니다. 연간 순매출액 대비 '두 자릿수대 비율'로 로열티를 받다가, 마일스톤(단계별 성과보수) 금액을 충족하면 이후 '한 자릿수대 비율'로 조정됩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비공개입니다.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최근 24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과 맞물려 최초 기술이전 당시 계약 내용에서 다소 변경이 생겼습니다.
주가가 크게 빠지며 주목을 받은 종목은 유틸렉스입니다. 1주일새 1만8250원에서 1만4650원으로 19.7% 급락했습니다.
지난 8일 발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실망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틸렉스는 시설자금 100억원, 운영자금 866억원 총 96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증을 발표했습니다.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함께 결의했습니다.
주주배정 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주가에 악재입니다. 전환사채(CB) 발행, 새로운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 배정도 아닌 기존 주주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유틸렉스는 '호재'로 인식되는 무증도 내놨지만 악재를 덮진 못했습니다. 11일에만 주가가 17.8% 빠졌습니다. 회사는 왜 투자자 실망이 클 것을 감수하고서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했을까요.
업계는 주주배정 말고는 이렇다할 자금조달 수단이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 CB 발행은 작년 말 리픽싱 조건 변경과 주가 하락 등으로 투자자 찾기가 어려워진 최근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3자 배정 유증을 받아줄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 등 신규 투자자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회사 측은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유틸렉스는 2025~2026년 주요 파이프라인 상업화에 대비한 자금 조달이라고 합니다. 현재 약 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T세포 치료제 임상 2상과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임상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임상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과거 발행한 CB 발행 물량에 대한 풋옵션 요구에 대응하는 성격의 자금 조달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일부 풋옵션 요청이 들어왔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