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전자 작년 유류비 월평균 279만원…올해 300만원 넘을듯

교통연구원, 3천275명 실태조사…업계 "추가 보조금만으론 부족"
지난해 일반화물 운전자의 월평균 유류비 지출액이 약 279만원으로 전년보다 26만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과 유류비 증가 간의 상관관계를 현재 유가에 대입하면 월 지출액은 약 388만원으로 전년 평균보다 100만원 넘게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화물운송 업계는 운송료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유류비 지출이 과도하게 커져 생계유지가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7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일반화물 운전자 3천2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2021 화물운송시장동향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일반화물 운전자의 월평균 총 운송 수입(총매출액)은 평균 1천5만원으로 전년 대비 66만원 증가했다. 여기서 유류비(유가보조금 환급액 반영) 279만1천원과 차량할부금 66만5천원, 통행료 51만6천원, 수리비와 기타지출액 49만8천원, 주선료 37만7천원 등을 떼고 난 월평균 순수입은 378만원이었다.

전년보다 31만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월평균 유류비 지출액은 전년(252만8천원)보다 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지출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42.7%에서 44.5%로 소폭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연평균 국내 주유소 경유 가격은 2020년 L(리터)당 1천190원에서 2021년 L당 1천391원으로 16.9% 올랐다.

이러한 유가 상승분과 유류비 증가 간 상관관계를 현재 유가에 대입하면 월 지출액은 약 388만원으로 전년 평균보다 109만원 늘어난다. 지난달 국내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L당 1천827원으로 연초보다 25.7% 치솟았다.

다음 달부터는 정부가 한시적으로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화물 운전자들의 부담이 일부 줄어들 전망이지만, 몇 달째 고유가가 이어진 상태라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로 유류세연동보조금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등 운송사업자를 대상으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유 가격이 L당 1천850원(기준가격)을 넘으면 초과분의 50%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단, 최대 지원 한도는 L당 183.21원으로 제한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14일 결의대회에서 "유류비용이 급격히 상승한 데 반해 운송료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화물노동자들은 월 200만원 이상 소득감소를 겪고 있고,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도입도 사실상 지원 효과가 없다"며 "더 근본적인 기름값 인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화물 운전자는 월평균 22.7일, 일평균 2.1회 운행했다.

일평균 총 운행거리는 390.9㎞로 장거리 위주의 운송을 수행했다.

운행 시간과 운행 외 시간을 포함한 일평균 근로시간은 12.0시간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운행 외 업무시간이 4.0시간이나 되는 등 근로 여건이 열악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월평균 및 일평균 운행 횟수는 거의 동일했고 일평균 운행거리는 18.7㎞ 늘었다.

일평균 근로시간은 0.6시간 단축됐다.

평균 적재율은 98.1%로 2019년(99.3%), 2020년(98.2%)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53.7세였다. 50∼59세가 4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69세(25.9%), 40∼49세(23.8%), 30∼39세(4.6%), 70세 이상(1.6%) 등의 순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