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시설로 쓰게 집 비워"…무릎까지 꿇은 상하이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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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 명령 반발한 주민들, 경찰과 충돌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중국 상하이 봉쇄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주 중이던 아파트가 격리 시설로 지정돼 돌연 퇴거 명령을 받은 시민들이 뭉쳐 거센 항의를 벌이는 일이 생겼다.
SNS 통해 항의 및 몸싸움 장면 빠르게 퍼져
최근 트위터, 웨이보 등 각종 SNS에 상하이 시민들이 방역복을 입은 경찰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대만 자유시보와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상하이 푸둥신구 장장 가오신(하이테크)개발구역 단지 내 11개 동을 코로나19 감염자를 위한 격리 시설로 지정, 입주민들에게 퇴거 명령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일부 주민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항의하기 시작했고,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했다. 이후 약 1800여명의 주민들이 몰려들며 시위가 격렬해지자 당국은 해당 아파트단지를 격리 시설로 징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 가디언 등도 해당 모습을 보도했다. 한 주민은 가디언에 "이건 미친 짓"이라면서 "상하이 관료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우리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부끄럽지 않느냐"고 지적했다.가디언은 "해당 아파트 단지 이름을 검색한 결과가 웨이보에서 사라지는 등 지난 몇 주 동안 중국 소셜미디어 업체는 충돌 증거를 없애기 위해 재빨리 개입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2만601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감염자 수는 상하이가 2만482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하이는 거센 코로나19 확산세에 지난달 28일 도시 전면 봉쇄를 시작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