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찾은 두 외국인, 틸리카이넨 감독과 리퍼트 전 대사(종합)

핀란드 출신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17일 잠실구장 찾아 관전
'두산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 3년 만에 잠실행
'다른 사연'을 지닌 외국인 두 명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미 두산 베어스 팬으로 널리 알려진 마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전 주한미국대사)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두산 경기를 '직관'(직접 관람)했다.

대한항공과 고공비행하며 한국프로배구 남자부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영예를 누린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처음 한국 야구를 관람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잠실야구장에 밝은 얼굴로 도착했고, 홈팀 두산 관계자는 "편하게 즐기고 가시라"고 환대했다. '실외'보다는 '실내'가 익숙하고, 야구 인기가 높지 않은 유럽 출신이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야구가 낯설지는 않다"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일본 나고야 울프독스에서 감독으로 일하면서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경기를 봤다.

일본 야구장에도 가봤다"며 "KBO리그와 규칙은 다르지만, 핀란드에도 '페스팔로'라는 핀란드식 야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특히 인기가 많은 두산의 홈경기를 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허리 부상으로 조기에 선수 생활을 접고 만 23세인 2010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핀란드 리그를 세 차례나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나고야에서 4년 동안 지휘봉을 잡아 아시아 배구도 경험했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계약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관중으로 '한국 야구'를 즐겼다.

두산 구단은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창단 40주년 레트로 유니폼을 선물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8일 V리그 시상식에 참석한 뒤 19일 출국한다.
리퍼트 부사장도 지인과 잠실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맘껏 응원했다.

리퍼트 부사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리퍼트 부사장의 한국야구 사랑은 재직 당시부터 유명했다.

대사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애정은 줄지 않았다.

그는 2017, 2018, 2019년 KBO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을 넘기가 어려웠던 2020년과 2021년, 리퍼트 부사장은 '시차'를 극복하고 미국에서 한국 야구 중계를 즐겼다.

두산 관계자와도 꾸준히 연락하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모처럼 한국 일정이 잡혀 16일에 입국한 리퍼트 부사장의 첫 개인 일정은 '17일 두산 경기 관람'이었다. 두산은 리퍼트 부사장에게 대사에게 오재원의 레트로 유니폼을 선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