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내달 IPO 출격…몸값 1조 넘을까

증시 상장 나선 '토종 앱 마켓'
구글·애플 대신 텐센트·네이버·넥슨으로 교체
시총 최대 1조1100억…내달 12~13일 일반청약
저렴한 수수료 등 힘입어 年평균 매출 26% 성장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가 다음달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비교 기업으로 구글과 애플 대신 텐센트, 네이버, 넥슨을 선정하고 최대 1조1100억원의 시가총액을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앱 마켓 시장에서 원스토어가 조(兆)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교기업 교체 등으로 공모 연기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지난 14일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변경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당초 이달 25~26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다음달 9~10일로 밀렸다. 일반 청약은 다음달 12~13일 한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SK증권, 인수단인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 등 총 5개 증권사에서 청약할 수 있다.

원스토어는 정정 신고서에서 주당 공모 희망가(3만4300~4만1700원)와 공모 주식 수(666만 주)는 그대로 유지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100억~1조1100억원이다.

이 회사는 주가매출비율(PSR)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PSR은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눠 계산한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적자를 내고 있지만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성장기업인 원스토어를 평가하는 데 적합한 방식이라는 게 주관사 측 설명이다. 연결 기준 원스토어 매출은 2020년 1552억원에서 지난해 2142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투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원스토어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비교기업을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애플, 카카오에서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으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투자 위험 요소를 보다 명확히 공지하기 위한 취지”라며 “시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비교기업 적합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의 PSR은 각각 5.3배, 7.6배, 7.1배, 9.4배로 측정됐다. 이들의 평균 거래 배수인 7.3배를 원스토어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했다. 최근 IPO 기업의 평균 할인 수준보다 높은 최대 41.5%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시가총액이 매겨졌다.

○글로벌 앱 마켓 구축

2016년 출범한 원스토어는 경쟁 업체에 비해 낮은 앱 수수료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원스토어는 앱 수수료로 구글과 애플(30%)에 비해 저렴한 20%를 받고 있다. 저렴한 수수료율 등에 힘입어 앱 마켓 매출과 거래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5.9%, 26.7%에 달했다.

관건은 출시를 앞둔 대작 게임 앱들의 입점 여부다. 앱 마켓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게임 앱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오딘: 발할라 라이징’(2021년 6월 출시)과 ‘리니지W’(2021년 11월 출시)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원스토어 패싱’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게임 사업제휴팀에서 국내외 400여 곳의 게임 개발사들과 입점 유치를 위한 소싱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 이모탈’의 사전 예약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공모 자금을 글로벌 앱 마켓 플랫폼 구축에 투자해 연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크로스 플랫폼 사업 강화와 스토리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확보, 인 앱 광고 사업 등 신규 사업 추진의 재원으로도 투입된다.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원스토어는 전 세계적으로 구글과 애플을 제외하고 앱 마켓 시장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지난 6년간 빠른 성장을 이끈 원스토어의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회사의 비전인 ‘글로벌 멀티 OS 콘텐츠 플랫폼’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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