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사실 만점·추가합격·평가위원…정호영 '아빠찬스' 쟁점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자녀의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시험 당시 '아빠찬스'로 상징되는 특혜가 과연 있었느냐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에서는 특히 딸이 2017년도 편입에 지원할 당시 나란히 구술평가 '만점'을 준 특정 고사실 평가위원 3명이 모두 정 후보자 지인이라는 점 등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반면 정 후보자측에서는 평가위원 임의배정 방침, 딸의 '예비후보 5번' 합격 등을 내세워 특혜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 논란 중심에 선 '3고사실'…"구술평가 특성 고려해야" "만점 몰아주기"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도 의대 학사편입 구술평가 결과조서'에 따르면 딸 정씨는 고사실 3곳을 돌며 치르는 구술평가에서 3고사실 평가위원 3명으로부터 모두 20점(만점)을 받았다.

다른 1·2고사실의 평가위원 6명 중 5명은 17점, 나머지 1명은 19점을 줬다.3고사실 평균 점수(20점)가 1·2 고사실 평균(17.3점)과 편차가 있는 데다, 3고사실 평가위원 3명 중 1명은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이며 다른 2명은 논문 공저자였다는 것이 동아일보 보도로 알려지면서 '아빠 찬스' 의혹이 증폭됐다.

고민정 의원은 "딸의 총점은 불합격 최고점자와 6.81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3명이 각각 20점 만점을 준 것이 당락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3고사실 평가위원 모두로부터 1·2고사실에서처럼 17점이나 그에 준하는 점수를 받았다면 총점이 최대 9점 가까이 낮아져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이에 정 후보자 측은 '나란히 만점' 배경에 구술평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구술평가는 특정 용어나 논리 등 구성요소가 답변에 모두 들어가면 만점을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도 SNS에서 3고사실 과목이 '추론'이었다면서 "정답이 어느 정도 정해진 정량적인 점수 체계이고 맞으면 3명 모두 20점을 맞는다.주관적인 답변을 듣고 점수를 주는 생물·화학 면접인 1·2번 방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번방(3고사실)에서 면접을 치른 다른 수험생의 성적을 확인해보면 대부분 수험생에 대한 3명 면접 위원 점수가 동일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정씨를 포함해 지원자 일부인 15명의 3고사실 구술평가 점수를 살펴보면 평가위원 3명으로부터 동일한 점수를 받은 지원자는 정씨를 포함해 3명이었다.

이 중 20점을 받은 이는 정씨가 유일했다.

다만 나머지 12명은 개별적으로도 16∼18점, 17∼19점 식으로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교수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결국 당시 3고사실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만점 평가에 필수적인 '구성요소'가 무엇이었는지 등이 확인돼야 '만점' 경위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학사·영어 객관적 성적 높아" vs "당락에 영향준 건 정성 평가"
정 후보자가 자녀의 객관적인 시험 성적, 즉 학사·영어 성적이 높았다는 점을 들어 특혜 가능성을 반박한 데 대해서도 양측 의견은 엇갈린다.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은 1단계에서 학사성적(200점)과 공인영어성적(100점), 서류평가(200점)를 합산해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 면접평가(100점)·구술평가(200점)를 더해 총 8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딸만 놓고 보면 1단계에서 학사성적 198.11점·공인영어성적 96.75점·서류전형 평가 171점을, 2단계에서 면접평가 95점·구술평가 184점을 받아 총 800점 만점에 744.86점을 받았다.

딸의 학사성적과 영어성적이 최종 합격자 33명 중에서도 각각 16위, 11위로 전체 지원자 중 상위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사·영어성적에서 최고·최저점 격차가 각각 2.6점, 8.75점으로 작은 반면, 정성적 성격을 띄는 1단계 서류평가 격차는 29점, 면접고사 격차는 10점, 구술평가 격차는 25점으로 상대적으로 크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1단계 평가에는 주관성이 개입된 '서류평가' 항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 "예비후보여서 봐준 것 없었다?"…"중요한 건 '아빠찬스' 여부"
딸이 최초 합격자 33명에 들지 못하고 '예비후보 5번'이었다는 점은 정 후보자 측이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근거 중 하나다.

이 교수는 SNS에서 "그해 등록 과정에서 수도권이나 자기 연고지 의대에 합격한 수험생 10명 정도가 (경북대 의대) 등록을 포기했다"면서 "수도권 의대 합격한 학생이 제법 빠져서 정 교수(후보자) 딸은 편입생 33명 중 27등으로 입학했고 그 뒤로 5명이 더 있다.

봐주려면 처음에 바로 합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해마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일 것"이라면서 "예비냐 최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빠 찬스'로 주변의 도움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오해가 있을 만한 상황이었냐 아니냐가 중요한데 최초합격자가 아니니 봐준 게 아니라는 논리는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 "평가위원 무작위 임의배정"…"의미 없는 해명"
정 후보자 측과 민주당은 '평가위원 무작위 임의배정'을 놓고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 의원은 SNS에서 "후보자는 무려 24년간 경북대병원에 재직했고 16년엔 부원장, 17년엔 병원장을 역임했다.

심사위원들은 100% 경북대 의대 교수들이다.

무작위 임의배정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의대 입학에서부터 지연과 학연으로 얽힐 수밖에 없는 의대·병원 조직에서 평가위원 '무작위 임의배정'은 형식적이라는 주장이다.반면 정 후보자 측은 "심사위원을 시험 당일에 무작위로 임의 배정하고 무서류 면접 평가를 진행하는 등 이중·삼중의 투명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 편입 절차가 진행되므로 청탁 등이 불가능한 구조였다"는 논리를 견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