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반복되는 러 만행…책임자 면죄부·군대 문화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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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체첸서도 민간인 학살 의혹…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은 거의 없어
군내 가혹행위도 병사 행동에 영향…항전한 우크라인에 '반역자' 시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민간인에게 저지르는 만행은 순간적 일탈이 아니고 고질적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월 침공을 감행한 우크라이나에서뿐만 아니라 과거 시리아, 체첸 전쟁에서도 전장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유사한 폭력을 행사했는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러시아군은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군 목표물뿐만 아니라 민간인 시설 등도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하고 있는데 이는 1999~2000년 체첸 수도 그로즈니, 2016년 시리아 반군 거점인 알레포에 대한 공중 공격과 유사하다.
부차 학살 역시 2000년 체첸 노브예 알디 학살과 유사성이 있다. 당시 그로즈니를 점령한 러시아는 그로즈니 외곽의 노브예 알디에서 이른바 '청소' 작전을 감행, 최소 60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6명 이상의 여성을 성폭행했다고 국제인권단체는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이 마을에 살았던 아세트 차드는 부차 학살 사진과 관련, 뉴욕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똑같은 러시아 군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려는 똑같은 전술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대상으로 한 군인들의 범죄는 전장에서 계속되지만, 러시아의 경우는 조사되는 경우가 드물다. 책임자 처벌은커녕 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군인들의 만행이 지휘관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지휘관의 현장 통제 실패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실제 수십만의 민간인이 사망한 체첸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기소된 군인은 없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노브예 알디 학살 의혹을 조사했던 러시아 수사관들은 당시 학살이 러시아 군복을 입은 체첸 국민이 자행했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측면에서 러시아군의 만행이 반복되는 이유를 찾고 있다. 권위주의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체제에서 독립적인 감독 기구가 결여된 데다 책임자 처벌에 별생각이 없는 군 당국의 태도가 맞물리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혹 행위가 일상적인 군대 문화가 겹쳐지면서 러시아군 만행이 심각해졌다.
과거보다 나아지기는 했으나 러시아 부대의 질서는 사실상 러시아 교도소의 위계질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군에 법률적 조언을 제공하는 인권단체를 이끄는 세르게이 크리벤코는 러시아군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러시아 서부의 보로네슈에서 봉기가 일어나 러시아군이 출동했다면 그 부대는 우크라이나에서와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범죄에는 러시아 정부의 선동도 같이 영향을 주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징집된 러시아 병사들은 일요일을 빼고 매일 오후 9시부터 40분간 정훈 교육을 받게 돼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을 비인간화하는 선동의 일환인 이 교육은 러시아군이 2차 세계대전 때와 마찬가지로 나치와 싸우고 있다는 내용이다.
러시아 병사들은 이 교육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시 별다른 저항이 없을 것이라는 고지도 받았으나 이런 예상을 깨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항전했다.
러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일반 우크라이나 국민이 무기를 들었다면, 러시아 병사들에게는 이들은 단순히 적이 아니라 반역자라는 정서가 생긴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반역을 '가장 중대한 범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병사 개인의 상태도 전장에서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민간인 학살 의혹이 있는 부차의 경우에도 처음에 진군한 러시아군은 상대적으로 평화적이었다고 시민들은 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병사들의 기분과 행동도 점점 악화됐다. 마크 갈레오티는 "잠이 부족한 수많은 병사가 총을 들고 있는데, 그들은 스스로 어떤 규칙도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군내 가혹행위도 병사 행동에 영향…항전한 우크라인에 '반역자' 시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민간인에게 저지르는 만행은 순간적 일탈이 아니고 고질적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월 침공을 감행한 우크라이나에서뿐만 아니라 과거 시리아, 체첸 전쟁에서도 전장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유사한 폭력을 행사했는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러시아군은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군 목표물뿐만 아니라 민간인 시설 등도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하고 있는데 이는 1999~2000년 체첸 수도 그로즈니, 2016년 시리아 반군 거점인 알레포에 대한 공중 공격과 유사하다.
부차 학살 역시 2000년 체첸 노브예 알디 학살과 유사성이 있다. 당시 그로즈니를 점령한 러시아는 그로즈니 외곽의 노브예 알디에서 이른바 '청소' 작전을 감행, 최소 60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6명 이상의 여성을 성폭행했다고 국제인권단체는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이 마을에 살았던 아세트 차드는 부차 학살 사진과 관련, 뉴욕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똑같은 러시아 군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려는 똑같은 전술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대상으로 한 군인들의 범죄는 전장에서 계속되지만, 러시아의 경우는 조사되는 경우가 드물다. 책임자 처벌은커녕 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군인들의 만행이 지휘관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지휘관의 현장 통제 실패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실제 수십만의 민간인이 사망한 체첸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기소된 군인은 없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노브예 알디 학살 의혹을 조사했던 러시아 수사관들은 당시 학살이 러시아 군복을 입은 체첸 국민이 자행했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측면에서 러시아군의 만행이 반복되는 이유를 찾고 있다. 권위주의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체제에서 독립적인 감독 기구가 결여된 데다 책임자 처벌에 별생각이 없는 군 당국의 태도가 맞물리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혹 행위가 일상적인 군대 문화가 겹쳐지면서 러시아군 만행이 심각해졌다.
과거보다 나아지기는 했으나 러시아 부대의 질서는 사실상 러시아 교도소의 위계질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군에 법률적 조언을 제공하는 인권단체를 이끄는 세르게이 크리벤코는 러시아군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러시아 서부의 보로네슈에서 봉기가 일어나 러시아군이 출동했다면 그 부대는 우크라이나에서와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범죄에는 러시아 정부의 선동도 같이 영향을 주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징집된 러시아 병사들은 일요일을 빼고 매일 오후 9시부터 40분간 정훈 교육을 받게 돼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을 비인간화하는 선동의 일환인 이 교육은 러시아군이 2차 세계대전 때와 마찬가지로 나치와 싸우고 있다는 내용이다.
러시아 병사들은 이 교육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시 별다른 저항이 없을 것이라는 고지도 받았으나 이런 예상을 깨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항전했다.
러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일반 우크라이나 국민이 무기를 들었다면, 러시아 병사들에게는 이들은 단순히 적이 아니라 반역자라는 정서가 생긴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반역을 '가장 중대한 범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병사 개인의 상태도 전장에서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민간인 학살 의혹이 있는 부차의 경우에도 처음에 진군한 러시아군은 상대적으로 평화적이었다고 시민들은 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병사들의 기분과 행동도 점점 악화됐다. 마크 갈레오티는 "잠이 부족한 수많은 병사가 총을 들고 있는데, 그들은 스스로 어떤 규칙도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