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수완박 4월 처리" 강행…내부선 "역풍 불라" 우려도
입력
수정
오후 7시 소위 소집더불어민주당은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 처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조차 자칫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력에 대한 수사, 검찰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김해영 "형사법 체계 혼란과 수사 공백 가져올 것"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법조계와 학계 일각에서 '수사 공백', '경찰 통제장치 상실' 등 법안 세부 내용을 지적하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 주말 김오수 검찰총장이 법안에 반대하며 사표를 제출한 것을 계기로, 전국 고등검찰청 검사장 긴급회의 소집 등 검찰의 집단 반발 움직임도 커지는 양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의 4월 처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에 대한 김오수 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법안 발의에 반발해 김 총장이 전날 사표를 제출하면서 불출석을 통보해 무산됐다.이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이자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논의를 위한 소위를 소집했다. 본격적인 법안 처리 절차 돌입을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이날 중 김 총장과 면담할 에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지만, 민주당은 법안 심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김 총장의 사직과 검찰의 집단 반발이 여론 악화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검찰의 아주 오만한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간 검찰이 정치권과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못 하고 자기 식구들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못 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지 않았느냐. 새삼 권력에 대한 수사는 검찰만 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황운하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국가공무원법의 집단행동 금지 규정을 언급하며 "검사들의 조직 이기주의는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부산시당 소속으로 최고위원을 지낸 김해영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검수완박'이 당론이라고는 하나 도저히 의견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하여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국가의 형사사법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이러한 법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국회 의석수만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형사법 체계의 큰 혼란과 함께 수사 공백을 가져올 것"이라며 "그러한 혼란과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