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혼혈 미즈하라 키코, 미투 폭로 총대 멨다가 역풍 맞은 이유

日 영화계 폭로 나서자 네티즌 "이 사람이 또 왜?"
키코 "절반 한국계라 비방과 공격받아"
미즈하라 키코 /사진=인스타그램
재일 한국인 어머니를 둔 미국 국적의 일본 배우 미즈하라 키코가 일본 연예계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뒤 한국계 혼혈이라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프라이데이 디지털, 야후재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키코는 지난 13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던 중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악플 세례를 받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키코는 "연예계 성희롱 문제에 대해 내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절반은 한국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비방과 공격을 받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이 사람이 또 왜?'라는 공격을 자주 받는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으나 신경이 쓰인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해당 기사에 관해 실제로 겪은 일이고 싸워온 것이기에 제대로 말하려고 한다"며 "드러나는 일을 하는 한 그런 말(악플)을 듣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상처받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영화감독 사카키 히데오, 소노 시온, 중견배우 키노시타 호우카 등 일본 영화계의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폭로)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미즈하라 키코 또한 성폭력 피해 고발에 동참했다.키코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라이드 오어 다이' 프로듀서 또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에 키코는 주간문춘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연예계에선 비슷한 일이 계속 존재했고, 나도 남자 감독으로부터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들은 적이 부지기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촬영 현장에서의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이는 신체적 접촉이나 노출 등 장면을 촬영할 때 촬영 환경이나 배우의 상태를 파악하고 지원하는 직업으로 강도 높은 애정 행위 장면을 촬영할 때 생길 수 있는 불쾌감 성희롱 등 범죄를 방지한다.

키코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에 대해 프로듀서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이 업계에선 스태프 앞에서 신경 쓰지 않고 노출 연기를 하는 게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는 암묵적 강요가 존재한다"고 비판했다.키코는 미국인인 아버지, 재일 한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미국에서 출생한 후 일본에서 성장했다. 2007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노르웨이의 숲'을 통해 배우 활동을 시작했고, 2014년 빅뱅 지드래곤과 열애설로 한국에서 유명세를 치렀다.

배우 활동 중 키코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진을 올리고 욱일기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하시마섬(군함도) 인증사진을 공개해 '우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