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포항에 올해 1만 가구나 분양…"머선 일이고?"

1순위 청약통장 소지자 10만명 달해
포항 노후 아파트 많아 새 아파트 수요 몰릴 듯
인구가 50만명인 경북 포항시가 아파트 분양시장의 새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포항에서 1만2000여 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가 9만명이 넘는데다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아 수요가 많다는 분석이다.

19일 부동산인포 등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포항에서는 지난 1분기에 2772가구가 공급됐다. 추가로 7602가구가 나올 예정이어서 올해 총 물량은 1만374가구에 달한다. 인구 규모로 중형 도시인 포항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는 데는 공급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포항에는 준공 10년을 넘긴 노후 아파트 비율이 78%로 높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업체 아실에 따르면 포항 북구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0.3으로 지난해 3월(91.1)에 비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해당지역 아파트 평균가 기준을 100으로 삼고 이후 상승 또는 하락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측정한 값이다. 포항에서 매매가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지난 1월부터다. 이전까지는 매매가 지수가 100을 넘긴 적이 없었다. 같은 기간 포항 남구도 93.7에서 100.0으로 올랐다.

청약통장 수가 분양 예정 물량보다 많아 새 아파트 대기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공급을 서두르는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 수는 9만7370명이다. 2순위 통장까지 합하면 24만3622명으로 나타났다. 포항은 비규제 지역으로 19세 이상 청약통장만 있으면 주택유무, 과거 당첨사실과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당장 이달부터 아파트 공급이 잇따른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조감도)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20개 동, 총 2994가구로 이뤄진다. 일부 가구는 영일만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5월에는 DL이앤씨가 포항 상도동 주상복합(552가구)을, 9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포항상생공원(2670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본부장은 "포항은 1인당 근로소득이 전국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높지만 상위권 다른 지역들에 비해 아파트 가격은 낮은 편"이라며 "지역 아파트 노후도 비율이 높아 브랜드 대단지가 관심을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