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文정부 마지막 알박기" 지적에 이창용 "부담 있던건 사실"

한은총재 청문회…민주당, 정책 엇박자·대출규제 완화 등 尹인수위 비판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물가와 금리 등 정책 질의가 주를 이룬 가운데 '알박기 인사' 논란과 론스타 연루 의혹 등도 거론됐다.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이 정권의 '마지막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사전협의 없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비판했다.

서 의원은 "한은 총재 임기가 4년인데 새로 취임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인사권을 맡기는 게 순리"라며 "제안이 왔어도 (이 후보자) 본인이 거절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제안이 왔을 때 개인적으로 제가 제 임무를 할 수 있을지 많은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위원들이 제가 전문성이 충분한지 판단해주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했다.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 후보자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당시 론스타펀드가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외환은행 주식 매각 명령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용 의원은 "당시 금융위가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서류도 받았고 론스타가 스스로 제출한 서류에 비금융주력자라는 사실도 들어가 있는데 심사를 유보했다"며 "금융위가 론스타 제출 서류를 덮어버렸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론스타가 보내준 자료가 원자료와 다르고 확인 절차가 계속됐고 확인되더라도 주식매각 명령을 내려야 하는지 논의가 있어 시간이 갔다"고 해명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재산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윤 당선인 공약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이 후보자는 국내에 2채, 미국에 4채 등 6채 집이 있고 자녀들의 학비가 총 한화로 20억6천만원이다"며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데, 이 후보자가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의 어려움, 중산층과 서민의 어려움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집은 서울에 있는 집 한 채가 전부다.미국의 많은 집은 아들딸이 워낙 여러 지역에 있어 렌트를 한 것으로 소유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이들 교육비는 미국 대학 학비가 7만∼8만달러 한다.

미국에서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공감은 하지만 해외에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은 "(윤 당선인이) 50조원 손실보상을 하고, 인수위 발표에 따르면 대출 규제도 완화하고 감세도 하겠다고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물가를 잡겠다고 한다"며 "한은 총재로서는 이런 엇박자로 정부와의 조율이 굉장히 고민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년 의원도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주체들에 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데 새 정부 인수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 정반대 시그널을 주고 있다"며 "여러 규제를 동시에 완화하면 주택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지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야는 거친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정책 질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한목소리로 나타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했는데 터키, 스리랑카, 페루를 보니 폭동의 원인이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항의라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도 "물가 상승에 대한 압력이 굉장히 세다"며 "물가 안정에 대한 책임이 있는 한은이 전망과 목표치를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이 후보자는 화려한 색감과 복잡한 무늬의 넥타이를 매고 청문회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