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케이바이오 “신제품 美 침투로 올해 흑자전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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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주 대표 인터뷰“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하겠습니다. 신제품 ‘패스락TM’과 지난달 영업 허가를 획득한 미국 법인이 성장을 이끌 겁니다.”
지난 15일 서울 목동 본사에서 만난 박근주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대표(사진)는 “올해는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해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며 실적이 악화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021년 매출 153억원과 영업손실 1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 줄고 영업손실은 350%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술 건수가 줄어든 탓이다.
경쟁사가 소송을 제기해 후방삽입형 추간체유합보형재(척추 임플란트) 제품 ‘엑셀픽스XT'가 미국에서 판매금지 가처분을 받은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주주들의 기대가 높았던 글로벌 유통사와의 판권 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 실망감에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해 1월 6만2500원까지 올랐던 엘앤케이바이오 주가는 이달 19일 종가 기준 1만1200원이다.
박근주 대표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공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고 역설했다.
절개 부위 최소화한 확장형 신제품 ‘패스락TM’
엘앤케이바이오는 척추의 디스크를 대체할 수 있는 척추 임플란트를 개발 및 생산하고 판매한다. 1세대 제품인 고정형과 차세대 제품인 높이 확장형(Expandable Cage) 제품을 모두 보유했다.고정형은 높이에 따라 여러 제품이 있다. 병원에서 각 높이별 제품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 반면 확장형 제품은 환자의 몸에 넣은 후 높이를 조정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높이로 조정이 가능해 환자에게도 최적의 제품이란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척추 임플란트 세계 시장 규모는 103억달러(약 12조7100억원)다. 2025년까지 연평균 5% 성장해 138억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아직 의료 현장에서는 고정형을 사용하는 비중이 더 높지만 빠르게 확장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확장형 제품 시장은 매년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최초로 확장형 제품을 개발한 글로버스 메디칼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제품 패스락TM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패스락TM을 기반으로 미국 확장형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패스락TM은 엘앤케이바이오가 판매해 온 기존 확장형 척추 임플란트 ‘엑셀픽스 익스팬더블 케이지’와 마찬가지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패스락TM은 여기에 다양한 가로 길이와 각도를 도입했다. 때문에 환자들의 상태에 맞는 길이와 각도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의 모양도 다르다. 패스락TM은 ‘H’자 형태로 사각형인 기존 제품보다 더 많은 골 이식재를 충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골 유합(인접한 뼈가 달라붙는 것) 능력을 향상시켰고, 환자의 빠른 회복이 기대된다.
패스락TM은 시술 빈도가 가장 높은 후방 및 후측방 삽입형 제품이다.
올해 패스락TM 도입 병원 50곳 목표
패스락TM은 신제품인 만큼 미국 내 거래처(병원)를 늘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미국 법인인 엘앤케이바이오USA가 대리점 판매와 직접판매를 병행하며 신규 거래처를 늘릴 계획이다. 엑셀픽스를 사용하며 만족한 의사가 많은 만큼 개선된 신제품의 확산 속도는 느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패스락TM의 FDA 승인 이후 엘앤케이바이오USA는 지난달 25일 의료기기 수입업 및 판매업 등록을 마쳤다. 현재 2곳의 병원에서 패스락TM의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 50곳에 패스락TM 제품을 등록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박근주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미국 판매는 엘앤케이바이오USA를 통한 직판 및 대리점 유통이 대원칙”이라며 “다만 글로벌 유통사와의 판권 계약도 유리한 조건이 제시된다면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외 수출 국가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미국 매출이 크게 늘어나겠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는 것이 위험(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이상적이란 설명이다.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패스락TM의 허가를 취득했다. 중국 진출도 계획 중이다. 합작법인 설립 및 의료기기 품목허가 등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현재 패스락TM의 보험수가 적용을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달 말 혹은 내달 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됐던 척추 임플란트 수술이 방역조치 완화로 재개되며 임플란트 제품의 수요도 늘고 있다”며 “지난해 용인 제2공장을 완공하며 최대 생산량을 기존 대비 2배로 늘리는 등 대응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