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은 애피타이저…더 센 전기車배터리 대란 온다"

스캐린지 리비안 CEO 경고
"생산력이 수요의 10% 불과"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의 로버트 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을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캐린지 CEO는 일리노이주 공장에서 “세계 배터리 셀 생산량을 합쳐도 전기차 제조사 수요량의 10%에도 못 미친다”며 “배터리 공급망의 90~95%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출신 엔지니어인 스캐린지 CEO가 2009년 설립한 전기차 업체다. 픽업트럭과 상용차 등을 주력 모델로 내세워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스캐린지 CEO는 전기차 시장이 현재 수백만 대에서 10년 뒤 수천만 대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배터리 공급난이 전기차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 채굴부터 가공, 배터리 셀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족 현상은 애피타이저(전채요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반도체 칩을 초과 매수하고 재고를 비축해 반도체 수급난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배터리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 원자재 시장조사기관인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전기차 핵심 동력원인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2015년 59GWh에서 지난해 400GWh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친환경 에너지업체들도 배터리 확보에 주력해 공급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화력발전 의존도를 낮추려 청정에너지 산업에 힘을 실었다. 이 때문에 풍력발전소와 태양열발전소 등에서 전력 비축량을 늘리기 시작해 배터리 수요가 폭증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