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의 고민…"이것부터 확인하라"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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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삼성전자…봄 날은 온다?
박 기자, 국민주 삼성전자가 대내외 악재 속에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악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네.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내부 악재부터 살펴보겠습니다.첫 번째는 ‘GOS 논란’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에 발생한 GOS(게임최적화서비스)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는데요.
가뜩이나 대외 악재로 연초부터 주가가 추락한 상황에서 GOS 논란까지 발생하자 간신히 7만 원 선을 유지하던 주가는 ‘6만 전자’로 주저 앉았습니다.이 밖에 반도체 현물 가격 하락도 삼성전자 주가에 타격을 줬는데요.
낸드플래시 가격은 꾸준히 견조한 모습이지만, D램 가격은 지난주에만 제품별로 0.6%, 많게는 3% 넘게 하락하면서 7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두 번째는 ‘파운드리 사업 위기설’입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를 목표로 내걸고 파운드리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현재 공정 수율 확보와 파운드리 수요 과잉으로 인한 납기 지연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대만의 TSMC와 파운드리 기술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4나노미터 공정 수율 문제로 발목이 잡힌 상황입니다.
마지막은 이재용 부회장 사법리스크에 따른 ‘기업지배구조 개편’ 문제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아직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형기가 남아있습니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 부회장은 해외출장 제한 등으로 인해 그동안 행동에 제약이 많았는데요.
오는 7월 29일 형기가 끝나는 만큼 이때 삼성전자가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형기 만료부터 5년 간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에 재기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론 미등기 임원으로 회장직에 오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 배임 사건으로 사임한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지난해 3월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한 사례가 있는데요.
하지만 ‘편법 경영복귀 논란’ 등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등기 임원 회장 취임’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입니다.
외부적인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네. 외부 요인도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두 가지 이슈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악화'입니다.
이 두가지 이슈로 인해 신흥국에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도 51%까지 내려왔는데요.
이는 지난 3년간 평균치 54%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수치입니다.
여기에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도 문제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 문제가 심각해지자 미국과 유럽 등 현지에서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하게 됐는데요.
관련해서 전문가 이야기 듣고 오겠습니다.
[한태희 /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인텔의 CEO인 펫 겔싱어가 미국 상원에 출석해서 90년대와 2020년대 반도체 제조시설의 대부분이 미주 지역에서 아시아로 옮겨갔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미국이나 유럽이 반도체 제조를 다시 찾아오려는 움직임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 같은 경우에도 미국의 직접적인 압력에 의해서 텍사스에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앞서 내부 문제로 파운드리 사업의 부진을 꼽았는데, TSMC와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고요.
맞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무려 52%로, 독보적인데요.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점유율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후공정인 '패키징'에 있다고 말합니다.
파운드리 사업 업력이 긴 TSMC가 패키징 부분에 있어 삼성전자 훨씬 앞서 있다는 평가인데요.
다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먼저 긍정적인 의견을 보면 현재 TSMC는 4나노 공정에서 60% 이상의 수율을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 35%의 수율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반기 들어서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의 수율을 더 끌어 올린다면 TSMC로부터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은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을 활용해 확보한 설계자산 수가 TSMC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꼽습니다.
설계자산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칩 구조 및 설계 방식을 말하는데요.
설계자산이 부족할 경우 칩 개발의 효율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삼성전자가 현재 난관에 봉착해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위기 때마다 잘 극복해냈다고요.
맞습니다. 과거 삼성전자는 80년대 반도체 사업, 90년대 핸드폰 사업, 그리고 2000년대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당시에도 기술력 확보 등 신사업에 대한 적응에 상당한 시간을 쏟았는데요.
하지만 90년대와 2000년대에 신사업을 확장하던 도중 IMF와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주가가 고꾸라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반도체 업계 1위로 올라섰고, 스마트폰 판매량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잘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10년 주기 사이클’이 있고 머지않아 삼성전자에도 반등의 시기가 돌아온다고 말합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경락 / 24시클럽 대표 : 반도체 사업이 흥미로운게 10년 위기와 10년 기회가 항상 함께 왔거든요. 또 2010년 전후로 아이폰3가 나왔고 스마트폰 혁명이 만들어졌고 삼성이 거기서 안착하면서 2013년도 스마트폰 시장을 성공화 시키는 흐름을 보여줬어요. 다음은 뭐냐 이거죠. 저는 여기서 자율주행이 키워드가 될 거라고 봐요. 삼성이 하만(Harman)를 인수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만은 자동차용 반도체 설비업체이기도 하거든요. 자율주행 시대에서 뭔가를 이뤄내기 위한 전략이었다.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다가 왜 승부를 걸려고 할까요.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가 반도체의 수요처로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두고서 투자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과 함께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2026년이 자율주행과 메타버스 사업의 정점 시기로 보고, 삼성전자 주가는 이를 선반영해 2024년부터 강하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지금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변화를 위해 꺼내 들어야 할 카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문제점으로 지적 받고 있는 파운드리 수율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요.
관련해서 인터뷰 먼저 보겠습니다.
[김선형 / L&S홀딩스 대표 : 3나노 공정에서는 TSMC도 마찬가지고 삼성전자도 마찬가지고 두 기업 모두 수율이 안나오는 것은 마찬가지에요. 이게 수율이란 것 자체가 굉장히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은 아니거든요. 정말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서 수율을 점차 올라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아직 TSMC도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사장이 들어오면서 좀 더 노력을 할 수 있는 부분…]
특히 높은 시장 점유율로 '잃을 게 많은' TSMC는 4나노 공정 수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요.
반면 상대적으로 '잃을 게 적은' 삼성전자는 바로 3나노 공정에 뛰어들어 수율이 낮더라도 공격적인 전략을 계속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의 1선 복귀를 대비해 기업지배구조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대니얼 오 이사를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대니얼 오 부사장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20년 간 근무하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방어 업무를 해 온 전문가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한 이유와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튜브 해시태그로 오늘 뉴스를 정리해주신다면요?
500만 동학개미가 6만전자의 반등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래서 유튜브 제목은 "'내우외환' 삼성전자…봄 날은 온다?"
해시태그는 #10만전자 #500만동학개미의염원
이렇게 정했습니다.
네.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