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도 알아듣습니까?"…AI로봇 본 국회의원의 한마디

국감 유튜브 영상 캡처
"이거 사투리도 알아듣습니까?"

서울 코엑스에서 20일 열린 '2022 월드IT쇼'에서 LG전자의 인공지능(AI) 로봇 ‘클로이’를 보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은 대뜸 이렇게 질문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에 가져와야겠네"라고 했다. 박 의원은 4년 전 국감장에서 클로이와 인연이 있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 때 클로이를 들고나와 "헤이 클로이"를 10여 차례 반복해 외쳤다. 그러나 클로이는 끝내 박 의원의 사투리 억양을 알아듣지 못했다. 박 의원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박 의원이 "내가 사투리를 쓰니까 못 알아듣는다"고 멋쩍어하자 국감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클로이는 박 의원 보좌진이 "헤이 클로이"라고 부른 뒤에야 반응했다.

클로이는 기본적으로 표준말을 인식한다. 이날 박 의원의 질문은 4년 전 사투리를 인식하지 못한 클로이가 그동안 사투리를 학습했는지를 확인한 셈이다. 박 의원은 2020년엔 국감장에서 LG유플러스의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시연해 "LG 기술을 특별히 좋아하는 거냐"는 농담 섞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LG전자 측은 사투리 관련 정보를 클로이에 탑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2020년 2월 특허청에 지역적 특징 기반의 음성 인식 방법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임대철 한경 디지털랩 기자 playlim@hankyung.com
이날 클로이는 구현모 KT 대표의 관심도 받았다. 구 대표는 SK텔레콤 부스 투어 도중 동선을 바꿔 홀로 LG전자 전시관을 찾아 클로이를 보며 "터치와 음성 인식이 다 되는 거냐" "자율주행도 가능하냐" "가격은 얼마냐" 등 여러 번 질문을 던졌다. 구 대표는 통신 3사간 주파수 논쟁과 티빙 통합설 등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도 로봇에 대한 질문에만 적극적으로 답했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