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1% "젠더갈등 심각"…향후 전망도 비관적

국민 10명 중 7명은 한국 사회의 젠더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선 한국리서치 사장은 20일 '새 정부 양성평등 정책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한국리서치가 올해 2월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우리 사회 젠더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71%로, 지난해 2월 조사 때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특히 20대(만 18∼29세)의 90%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보다 1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응답자의 52%는 젠더갈등이 앞으로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고, 27%는 지금보다 심각해질 것이라고 답했다.특히 20대 여성의 62%는 향후 젠더갈등이 지금보다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대 남성도 43%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사회가 어떤 성별이 살기 좋은지 묻자, '남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39%로, '여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응답자 비율보다는 10%포인트 높았다.

성별 간 인식차는 존재했다. 남성은 40%가 '여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답했고, 여성은 52%가 '남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답했다.특히 20대와 30대 여성은 각각 77%, 63%가 '남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답했다.

20대와 30대 남성 가운데 '여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6%, 48%였다.

조직 내 성차별 인식과 경험을 묻자 응답자의 60%는 직장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직장 내 남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응답자는 32%였다.최근 1년 새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차별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2%에 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관계에서 성차별적 경험을 했는지 묻자 '직장 내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6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족이나 친지와의 관계'(42%), '이웃, 친구들과의 관계'(33%), '학교나 학원 내 교사와의 관계'(15%) 등 순이었다.

최근 1년 새 성차별적 콘텐츠를 접한 적이 있는지 묻는 항목에 42%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어떤 매체에서 해당 콘텐츠를 접했는지 묻자 '인터넷 기사 및 댓글'(62%), '유튜브, 아프리카 TV, 틱톡 등 동영상 콘텐츠'(60%),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5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양성평등정책에 대해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41%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9%, '남성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12%였다.

특히 20대 남성의 51%, 30대 남성의 50%는 양성평등정책이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답했다.

또 한국리서치가 이달 8∼11일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성별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정부 주요 과제로 추진하는 데 대해 응답자의 76%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평등정책 추진에 대한 필요성 인식은 높지만,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다.

새로운 정부가 성평등정책을 못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48%로, 잘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36%)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남녀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20대 여성의 85%가 새 정부의 양성평등정책에 부정적 평가를 했다. 20대 남성은 26%가 부정적으로, 48%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사진=한국여성정책연구원/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