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호흡을 바라봅니다"…대형 선방에 앉은 100명의 선객

세계명상마을 집중수행 프로그램 개시…"마음이 편해서 좋아"
'모든 의무를 다 내려놓습니다. 오로지 아는 것은 호흡 하나뿐, 평소 숨쉬는 대로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쉬고 마시면서 가만히 호흡을 바라봅니다.

"(문경 세계명상마을 선원장 각산스님)
20일 개원한 세계명상마을의 중(中)선방에 집중 수행 참가자 100명이 입실했다.

중선방은 이곳 명상마을에 있는 명상관 2곳 중 규모가 더 큰 수행공간이다. 선방 안에 두 줄씩 길게 늘어앉은 참가자들은 수행 지도에 나선 각산스님의 명상 종소리에 맞춰 살며시 눈을 감은 채 좌선(坐禪)에 들어갔다.

스님은 참가자들이 호흡명상 초입에 들어서자 "시원한 호흡입니다.

감미로운 호흡입니다. 행복한 호흡입니다"라며 편안한 분위기로 유도했다.

선방이 꽤 널찍한 덕분에 100명이나 되는 좌선 참가자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앉아도 공간이 꽤 넉넉해 보였다.

서로 등을 지고서 앉은 자세로 10분 가까이 고요함이 흐르자 각산스님의 명상 종소리가 다시 선방에 울려 퍼졌다. 스님은 오리엔테이션을 겸해 첫 좌선에 나선 참가자들에게 방석 위에 앉는 방법이나 다리 자세를 어떻게 바꿔줘야 하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척추를 곧게 펴라는 스님의 말에 등을 곧추세우거나 무릎 위에 올려뒀던 주먹을 다시 움켜쥐기도 했다.

스님은 "남자든 여자든 척추를 곧게 세우면 가슴이 열린다"며 "신기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저는 허리를 다쳤는데, 좌선법으로 나았다"며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집중 수행에 참여한 이들은 명상마을 개원 소식을 접하고서 서둘러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한 이들이다.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뒤늦게 참가 신청서를 낸 이들은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여성 참가자가 전체 3분 2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 수행을 향한 관심이 커 보였다. 명상마을 집중 수행에 참여하고자 대전에서 왔다는 김종완(74) 씨는 "(처음에) 좌선을 하는 데 숙달이 되지 않아 힘들었으나 10년 정도 하니 따라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마음공부니까, 마음이 편안해서 좋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