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속…유튜브, 차기 홍콩 행정장관 채널 폐쇄

구글 "미국의 관련 제재법 준수"
친중파 "외세 개입…정부 대응을"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차기 홍콩 행정장관으로 사실상 당선된 존 리 전 정무 부총리의 선거 캠페인 채널을 폐쇄했다.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구글 대변인은 “구글은 미국의 관련 제재법을 준수하고 서비스 약관에 따라 정책을 집행한다”며 “정책을 검토한 뒤 우리는 ‘존리2022’ 유튜브 채널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리 전 부총리는 강경 친중파로 분류된다. 경찰 출신으로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왔다. 다음달 8일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하며 사실상 홍콩의 차기 행정장관으로 낙점된 인물이기도 하다. 행정장관 선출은 선거위원회의 간접선거를 통해 이뤄진다. 당선을 위해선 과반수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리 전 부총리의 지지표는 이미 후보 등록 전에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재무부는 2020년 8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홍콩 보안장관이었던 리 전 부총리를 포함해 홍콩·중국 관리 11명을 제재해왔다. 홍콩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했다는 이유에서다. 유튜브의 채널 폐쇄에 대해 친중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SCMP에 따르면 이들은 “홍콩 선거에 외세가 심각하게 개입한 사건”이라며 “정부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