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또 1240원 '돌파'…"달러화 강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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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에 다시 1240원대원·달러 환율이 한 달여 만에 다시 1240원대로 올라왔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데다,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에 대한 경계감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세계 경제 성장률 4.1%→3.2%로 '하향'
달러당 엔화, 20년만에 '최저'…"달러 강세 지지"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오른 1240원에 개장했다. 지난 3월 14일 장중 1240원을 돌파한 후 1개월여만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2.5원 오른 1236.9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15일(1244.4원) 이후 최고치다.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 여파다.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3.2%로 하향 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3.6%로 낮췄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긴축적 통화 및 재정정책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중국이 오미크론 확산을 이유로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를 3.5% 내외까지 올리려면 신속히 움직여야 하고, 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가장 매파적인 인사로 분류되는 불라드 총재는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유일하게 0.50%포인트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추가로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들이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1달러당 129엔대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2002년 5월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통화) 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진단이 부각되면서 달러 롱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일본 엔화 급락이 더해져 랠리를 지지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달러 강세를 재료로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역외 롱플레이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도 "IMF의 성장률 하향 조정은 환율 상승에 대한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1240원대 구간의 등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환율이 절하(원화 약세)돼서 그게 물가 압력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역전과 관련한) 격차를 너무 크지 않게 하면서도 전 세계 경제 상황을 보면서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미세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