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서 여친 때려 숨졌는데 "내 탓 아냐" 발뺌한 남친 4년형

2심 법원도 폭행과 사망 인과관계 인정…피고인 항소 기각
여자친구 머리채를 잡고 얼굴 등을 수차례 때려 계단 아래로 떨어져 숨지게 한 남자친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20일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31)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오전 2시 5분께 여자친구 B(28)씨가 사는 춘천시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B씨의 머리채를 잡고 얼굴과 몸을 수차례 때리는 등 폭행해 계단 아래 바닥에 부딪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가 자신에게 돌려주어야 할 옷을 바닥에 끌며 가지고 나왔다는 이유로 말다툼하며 몸싸움하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법정에 선 A씨는 다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가 계단 아래로 추락할 당시 싸움이 진정된 상황이었고, 폭행을 가해 추락하게 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폭행 사실은 물론 B씨가 계단 밑으로 떨어진 원인이 폭행하는 A씨의 힘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으로, 폭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고 실형을 내렸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조사한 증거에다 당심에서 한 사실조회 회신 결과와 부검감정서 내용, 변호인이 제시한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형을 달리할 의미 있는 사정변경도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