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조 증발 '넷플릭스 쇼크' 정말 계정 공유 탓일까 [글로벌마켓 A/S]



어제 넷플릭스 실적 발표와 함께 가입자 감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OTT시장에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미국 현지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넷플릭스의 낙폭부터 살펴보죠. 오늘 넷플릭스의 종가는 전날보다 35% 떨어진 226.1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으로 치면 55억 달러, 우리 돈 66조원이 넘는 돈이 하루 사이에 증발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4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이 53조원 정도 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늘 미국 증시에 어느 정도의 충격이 발생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 이후 10곳에 달하는 분석기관에서 이 회사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기관들이 넷플릭스에 대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것은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1분기 기준 20만명이 감소했죠. 가입자 감소 현상에 대해서 넷플릭스는 "1억 개 이상의 계정이 한 계정으로 여러명이 돌려 쓰는 공유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 공유계정에 추가 과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시장에서는 계정 공유가 가입자 감소 현상의 본질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제한하더라도 오는 2024년까지 눈에 띄는 성장은 보이지 읺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매수였던 종전의 투자의견을 조정해서 언더퍼폼, 그러니까 시장 수익률보다도 이 회사의 주가 움직임이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죠.

월가에서 넷플릭스의 성장이 예전같지 않을 것으로 보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는데요. 하나는 코로나 시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콘텐츠를 소비해왔던 북미 지역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점점 집 밖으로 나가면서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제 뒤를 보시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있죠. 앞서 나온 미국 여행 항공주들의 1분기 실적을 봐도, 코로나 시대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성적표를 받았던 점이 어쩌면 넷플릭스 쇼크를 예견할 수 있는 단서가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파이는 줄어드는데 새로운 콘텐츠들을 무기로 장착한 대형 경쟁업체들의 출현도 부담 요인입니다. 지난주에 상장한 거대 미디어 업체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오늘 6%, 디즈니는 5.5% 동반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또 요새 여러가지 이슈로 연일 언론을 타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sns를 통해 "넷플릭스가 플랫폼에 정치적 올바름을 주입하면서 콘텐츠가 보기 불편해지고 있다"고 꼬집어 비판했다는 점과, 이 내용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은 점도 살펴볼 부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경우에는 트위터 인수에 불편할 정도로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월가에서는 머스크 행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짙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트위터 인수 문제와 관련해서 일론 머스크에 대한 월가의 부정적인 시각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430억달러로 과연 인수를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었고, 또 하나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머스크의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테슬라 주식을 매각하는 식으로 가게 되면 결국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시장에 새로운 소식이 알려졌는데, 일론 머스크가 단순히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사모펀드와 투자은행과 연합해 인수합병 펀드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블룸버그에서는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와 모건스탠리가 일론 머스크와 연합해 트위터 인수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세부내용에 따라 테슬라의 주주가치가 생각보다 덜 희석될 수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직 정확한 내용보다는 시나리오들이 시장에 여럿 던져진 상황이기 때문에 테슬라의 주가 행보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오늘만 해도 테슬라 주가는 4.96% 하락 마감했지만, 애프터마켓에선 3% 가까이 뛰고 있습니다. 장 마감 후 테슬라의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나온 영향입니다. 테슬라는 1분기 매출 187억 6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3.22달러로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았습니다.

다시 인수합병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사모펀드 등과 연대하는 M&A연합이 성사될 경우 기존에 머스크가 내놓았던 430억 달러라는 인수 제안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머스크가 초기에 제시한 이 가격은 트위터 주식을 한 주당 54.2달러에 사겠다는 뜻이었는데, 현재 트위터의 주가는 주당 46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