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악의 날'…주가 35%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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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4
시가총액 543억弗 증발넷플릭스 주가가 20일(현지시간) 가입자 감소 충격으로 35% 넘게 폭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543억달러(약 67조원)가 날아갔다. 월가 투자은행 최소 9곳이 넷플릭스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8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
"가입자 감소로 성장성 의문"
'큰손' 애크먼, 4.3억弗 손실
월가,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보다 35.12% 급락한 226.19달러에 마감했다. 가입비 인하와 해외 진출 연기를 발표했던 2004년 10월 15일 이후 18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이다. 장중 38% 가까이 하락폭을 키우기도 했다. 시총 손실 규모는 하루 기준 사상 최대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시총 1000억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다.
전날 11년 만에 처음으로 유료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는 실적이 발표된 게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올 1분기 기준 2억2164만 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20만 명 줄었다. 2분기에는 200만 명의 가입자가 넷플릭스를 떠날 것이란 자체 전망도 나왔다. 러시아 내 서비스 중단과 코로나19 완화, 계정 공유 관행 등 대내외적 악재가 넷플릭스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실적 발표 후 월가 투자은행 최소 9곳이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JP모간은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강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 하회로 내렸다. 두 투자은행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300달러로 종전(605달러) 대비 반 토막 났다. BoA는 “비밀번호 공유 제한과 광고 모델 도입 등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계획이 있지만 2024년 안으로 눈에 띄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저조한 실적에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은 이날 넷플릭스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는 지난 1월 말 넷플릭스 주식 310만 주를 주당 약 360달러에 매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투자로 퍼싱스퀘어는 3개월도 안 돼 4억30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