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2000배…푸틴, 美 보란듯 ICBM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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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방국들에 '核 도발'러시아가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핵탄두를 15개 이상 장착해 미국과 유럽을 모두 사정권에 둘 수 있는 ICBM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에 핵 위협을 해 온 러시아는 올 하반기에 차세대 ICBM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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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 점령"…푸틴에 보고
20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 ICBM인 ‘사르맛’(RS-28)의 발사 시험을 마쳤다고 발표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이 무기는 우리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위협으로부터 러시아 안보를 확실히 보장한다”며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이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09년부터 격납고(사일로) 발사형 ICBM인 사르맛을 개발해왔다. 옛 소련 시절 생산한 ICBM인 ‘보예보다’(R-36M)를 대체하는 용도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보예보다와 사르맛을 각각 ‘사탄’과 ‘사탄2’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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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000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사르맛 1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시험 발사는 통상적인 일로, 미국이나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마리우폴 점령을 보고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마리우폴에서의 군사 작전 성공을 축하하며 우크라이나군이 항전 중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총공격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아조우스탈을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허세민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