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지구 문의 많지만 매물 없어"

'도심개발 핵심' 세운지구 가보니

"낙후된 상권 되살릴 것" 기대
"새로울 것 없다" 회의적 반응도
기계·공구상가가 밀집한 세운2구역 골목.
“투자 문의 연락이 요즘 많아지면서 개발 기대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지만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입니다.”(종로3가 D공인)

서울시의 녹지생태도심 계획이 발표된 21일 개발 핵심 지구로 떠오른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지구 상인들은 “30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낙후된 상권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D공인 관계자는 “3년여 전만 해도 3.3㎡당 5000만~6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토지(상가 권리금 등은 제외)가 지금은 2000만~3000만원씩 더 올려 호가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세운지구는 3구역이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등 주거복합단지가 들어서고 있어서다. 세운4구역은 보상 절차가 끝나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이고, 세운5구역은 2개 구역(5-1, 5-3구역)이 착공을 준비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 임기 때인 2006년 공약한 내용이어서 새로울 것은 없다는 반응도 있다. 공구상을 30년째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건물과 골목이 너무 노후된 데다 화장실도 없고 무엇보다 소방차가 들어오기 힘들어 화재에 위험한 지역”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16년 전 서울시가 세운상가와 퇴계로를 싹 갈아엎겠다고 했다가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지켜질지 잘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숫집을 35년째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오 시장의 지방선거 재선 여부에 따라 (개발 계획을 추진할지 여부가) 달라지지 않겠냐”고 지적했다.오 시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인 만큼 용적률 완화를 기대하면서도 막상 첫 삽을 뜨면 각종 규제에 부딪히거나 보상이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공인 관계자는 “종묘공원이 인접해 서울시가 추진해도 문화재청이 반대하고 나오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다”며 “LH(한국주택토지공사)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도하는 공공개발 방식이 되면 토지 보상금이 적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