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콘서트 10번, 12조 효과"…빗장 풀린 공연계 부활할까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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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2년 넘게 이어져 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며 마침내 제한 없이 대규모 콘서트 개최가 가능해졌다. 관객이라는 동력을 잃고 긴 시간 침체했던 국내 공연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대규모 공연 개최 가능
떼창·함성도 금지 아닌 자제 권고 수준
2년 넘게 쌓인 갈증, 보복 소비 폭발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눈에 띄게 달라진 풍경 중 하나는 침묵하는 객석이었다. 특히 쏟아지는 환호 속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게 핵심인 대중공연의 경우, 좌석 간 거리두기는 물론 공연장 수용 가능 인원 제한으로 사실상 대규모 개최가 어려워 두손 두발이 묶인 것과 다름없었다.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고공 성장을 이뤄낸 K팝 아티스트들에겐 조급한 상황이었다. 국내 방역 지침이 강화와 완화를 거듭하는 등 각종 변수가 따르자 결국 먼저 빗장을 푼 해외로 눈을 돌렸다.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의 포문을 열었다. 그 이후 올 3월 서울 공연을 진행했으나 잠실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의 전체 좌석 수 50%에도 못 미치는 회당 1만5000명의 관객만 수용할 수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다시 미국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이어간 방탄소년단은 총 4회차 동안 약 20만명의 아미와 만났다. 전 회차 관객석은 5만명의 아미로 가득 찼다.공연과 함께 '시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라스베이거스 도시 곳곳에 팬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네바다주의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BTS와 아미는 라스베이거스를 점령했고, 그렇게 하는 동안 도시 전역의 수많은 사업체를 지원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오프라인 공연 관람객 외에도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으로 분수쇼가 진행된 벨라지오 분수에는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추산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또 체험형 팝업스토어와 콘서트 투어의 준비 과정과 무대 뒤 미공개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전에는 각각 7만 명, 4만 4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팝업스토어와 사진전 두 프로그램의 방문객 합은 11만 4000여명으로, 올해 동일 도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전체 방문객 4만 5000명 대비 약 2.5배 많다.MGM 리조트 앤 인터내셔널 산하 11개 호텔에서는 약 3500개의 'BTS 테마룸'을 운영했다.국내에서도 대규모 K팝 공연이 가능해지면서 공연업계의 활기와 함께 유발될 경제 효과에도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문광연')은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방탄소년단이 국내에서 콘서트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1회 공연 당 6779억 원에서 최대 1조 220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가 연간 5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코로나19 기간 K팝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폭증했고, 오프라인 공연의 부재로 앨범 구매에 소비가 집중되며 음반 수출 2억 달러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두 차례나 영어 싱글을 내며 글로벌 시장 점령에 박차를 가했다.
코로나 종식 이후 이들이 국내에서 공연을 정상적으로 재개할 시 보복 소비 등을 고려한다면 경제효과는 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광연은 "방탄소년단이 국내에서 연간 10회 공연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12조 2068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시작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으므로 향후 대중음악 공연산업을 필두로 문화, 관광 등 유관 분야를 활성화해 코로나를 더욱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그간 방역 지침이 2주마다 바뀌지 않았느냐.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국내 공연을 개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제한된 인원으로 공연을 개최한다고 하더라도 제작비 대비 수익이 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해외 콘서트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연을 연다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던 지라 이를 누그러뜨리고 관객을 유치하는 것 또한 숙제였지만, 이제는 오프라인 콘서트에 대한 갈증이 쌓일 대로 쌓였고 소비 심리 또한 급격히 회복되고 있어 빠른 정상화가 기대된다. 국내외 공연 개최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