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경선 패한 유승민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서 졌다"

국민의힘의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김은혜 의원에게 패배한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결과에 대해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며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22일 경선결과 발표가 나온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보처럼 또 졌다.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며 이 같이 적었다. 유 전 의원은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달은 차면 기우는 법”이라며 “2016년 진박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다.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김 의원 출마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인 '윤심(尹心)'이 반영됐다는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당선인 대변인을 맡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또 유 전 의원은 “경기도민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할 각오였는데, 일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이어 “정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경기도를 사랑하겠다”며“‘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되고 싶었으나, 물살은 세고 저의 힘은 부족했다. 여기가 멈출 곳이다. 제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하는 새로운 길을 찾겠다”며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22일 김 의원은 후보 경선에서 득표율 52.67%로 유 전 의원(44.56%)을 꺾고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국회 입문 2년의 초선인 김 의원이 정치 경력 18년에 두 차례 대선후보로 나선 유 전 의원을 누른 것이다. 이를 두고 윤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동한 김 의원에게 '윤심(尹心)'이 쏠리며 당원 지지세가 몰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대선 경선에 이어 이번에도 당내 경선에서 패한 유 전 의원은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