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국내 최초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 '팝플'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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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개인들의 자발적 탄소 감축 크레딧 거래 가능22일 '제 52회 지구의 날'을 맞아 국내 최초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 ‘팝플(POPLE)’이 출시됐다. 국내 최초로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기업과 개인들이 탄소 감축 크레딧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팝플(POPLE)은 ‘Promise for our planet’의 줄임말로, ‘우리의 지구를 위한 약속’이라는 의미다. 자발적 탄소 감축 크레딧 발행부터 거래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온실가스 감축사업 개발자가 팝플에 감축사업을 등록하고 크레딧 발급을 요청하면 팝플 사무국의 기후변화 컨설팅 전문가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산정한 후 공신력을 갖춘 제3자 검증단을 거쳐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탄소 감축 소유권을 크레딧 형태로 발행하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 사업 전반의 체계적 컨설팅 제공
기업은 팝플의 마켓플레이스에서 탄소 감축 크레딧을 거래함으로써 탄소 감축 활동에 참여함과 동시에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탄소중립과 RE100(재생에너지 100%로 전력 사용) 달성도 가능하다. 크레딧을 구매한 개인은 탄소 감축 활동에 참여하면서 디지털 인증서를 다운받을 수 있다.
탄소(온실가스) 시장은 강제성 여부에 따라 규제를 통해 탄소배출권 거래가 이뤄지는 의무적 탄소시장(Compliance Carbon Market)과 탄소중립 선언과 RE100 선언을 위한 자발적 탄소시장(Voluntary Carbon Market)으로 나뉜다. 의무적 탄소시장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탄소배출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에 강제된 시장을 말한다. 환경부에서 할당하는 탄소 감축 의무가 있는 업체, 유동성 및 가격 발견 기능 업무를 수행하는 시장조성자, 고유재산을 운용하고 있는 탄소배출권거래 중개회사 등이 참여한다.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은 정부가 할당한 의무적 시장 이외의 모든 탄소 시장을 의미한다. 기업이나 기관, 개인들이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시장이다. 탄소중립이나 RE100 등이 자발적 탄소시장에 해당한다.
자발적 탄소감축 크레딧은 자원순환 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탄소감축이나 전기자동차와 같은 이모빌리티(전기이동장치) 사용에 따른 탄소감축, 대체육(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로 소를 사육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만든 고기) 소비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친환경 전력 생산, 나무심기 등을 통해 생성될 수 있다.자발적 탄소시장은 이미 해외에서 기업과 기관,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크레딧 발행규모는 3억6600만톤으로 연평균 약 30%씩 성장하고 있다. 해외에는 베라(VERRA),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 퓨로어스(Puro earth), 노리(Nori) 등의 플랫폼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바이오차(BioChar)를 이용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이를 자발적 감축 크레딧으로 인정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 샌드박스가 친환경적인 NFT 사업(발행 및 유통)을 위해 노리(Nori) 플랫폼을 통해 탄소 크레딧을 확보해 탄소배출을 상쇄하고 있다.
팝플 출범을 계기로 한국에도 자발적 탄소 거래 시장이 형성되게 됐다. 롯데케미칼이 국내기업 최초로 팝플을 활용하여 탄소배출 감축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업과 개인이 더욱 쉽고 적극적으로 탄소감축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탄소 중립 실현을 앞당기고, 탄소 감축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는 탄소 감축 기술을 블록체인 기반의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로 발행해 거래할 수 있는 모델로 확장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고도화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사업 프로젝트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후변화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이 기업의 온실가스 정량화 프로세스, 평가 항목 등을 진단하고 중장기적인 탄소 감축 실행을 위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해준다. 탄소 감축량 모니터링 체계, 관리 시스템 제안 등 체계적인 탄소중립 시스템을 지원한다.팝플 플랫폼 개발 및 운영사인 '그리너리'의 황유식, 유권일 공동대표는 “2030년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2030년까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기존의 의무감축시장 뿐만 아니라 자발적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자발적 탄소 감축 활동이 활성화돼 새로운 탄소중립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