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파월 쇼크에 이틀째 '급락'…나스닥 2.6%↓

다우지수 2.82% '급락'…2020년 10월28일 이후 '최대'
2년물 국채금리 2.7%…2018년 12월 이후 '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욕증시가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빅스텝 인상 발언 영향에 2% 이상 하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81.36포인트(2.82%) 하락한 3만3811.40으로 장을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1.88포인트(2.77%) 떨어진 4271.7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35.36포인트(2.55%) 밀린 1만2,839.29로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의 하락 폭 981.36포인트는 2020년 6월11일 기록한 1861.82포인트 이후 최대다. 하락률 2.82%는 2020년 10월28일(3.43%) 이후 최대다.

지난 한 주간 다우지수는 1.85% 하락했고, S&P500지수는 2.75%, 나스닥지수는 3.73% 밀렸다. 다우지수는 4주 연속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주 연속 밀렸다. S&P500지수는 올해 1월 고점 대비 11% 이상 하락하면서 기술적 조정에 다시 진입했다.시장은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과 기업들의 실적, 경제 지표 등을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토론에서 5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금리 인상을 위해 "약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긴축을) 앞당겨 시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5월 이어 6월 회의에서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였다.

Fed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2.917%까지 올랐으며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2.903%대에서 움직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7%까지 올랐다. 이는 201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기업들의 실적은 업종별로 엇갈렸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의 주가는 회사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에도 일일 활동 사용자가 예상보다 많이 늘었다는 소식에 1%가량 올랐다.의류업체 갭의 주가는 올드네이비 사업부의 최고경영자 낸시 그린의 사임 소식에 18%가량 하락했다. 회사는 올해 실적 전망치도 낮췄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2% 이상 하락했다.

병원체인인 HCA 헬스케어 주가는 연간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20% 이상 급락했다. 킴벌리-클라크의 주가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8% 이상 올랐다.

베드베스앤비욘드의 주가는 여러 투자사로부터 회사 '바이바이 베이비' 사업부의 매각 제안을 받고 있다는 보도에 6% 이상 상승했다. 버라이즌의 주가는 순익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휴대전화 요금 가입자가 월 3만6000명 줄었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 내 99개 기업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중 77.8%가량이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는 엇갈렸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9.7로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달(58.8)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 58.2도 웃돌았다.

반면 4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4.7로 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4월 서비스업 PMI는 전월치(58.0)와 WSJ 전망치(57.9)를 하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와 채권 금리 상승이 주가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CNBC에 "매파적 중앙은행과 채권금리의 상승이 다시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파월 의장이 앞당겨 금리를 인상하고, 초기에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으며, 이는 경제가 고꾸라지면 그들에게 추후에 금리를 인하할 여력을 준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올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 인상할 가능성은 99.8%에 달했다. 6월 회의에서 0.7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82.7%로 전날 기록한 69.8%에서 추가 상승했다. 장중에는 94%까지 올랐다. 7월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도 79.4%까지 높아졌다. 전날에는 58.4%였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5.53포인트(24.38%) 오른 28.21을 기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