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러플 보기' 낸 고진영 "이런 게 골프"

LA오픈 3R 6언더파 공동 3위

진흙 빠진후 6번 만에 그린 올려
남녀를 통틀어 ‘최다 연속 노보기(114홀)’ 기록을 세운 고진영(27·사진)이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C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디오임플란트 LA오픈 17번홀(파4)에서다.

순간의 ‘판단 미스’가 부른 화였다. 불운의 시작은 두 번째 샷이었다. 왼쪽으로 감기면서 페널티 구역으로 빠진 것. 공이 물에 빠지지 않고 진흙에 놓인 걸 보고 벌타 후 드롭 없이 그냥 친 게 화근이었다. 공은 앞에 있는 높은 벽을 맞고 내려왔다. 띄워 친다고 했지만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고진영은 다시 한번 진흙에서 쳤지만, 공은 또다시 벽을 맞고 떨어졌다.결국 1벌타를 받고 드롭한 뒤 여섯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6온-2퍼트. 쿼드러플 보기였다. 마지막 18번홀(파3) 프린지에서 친 공이 들어가면서 버디로 이어진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고진영은 “(당시 상황에서 샷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이런 게 골프”라며 웃어 넘겼다.

큰 실수를 했지만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고진영은 사흘 합계 6언더파 207타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다. 단독 선두 하타오카 나사(11언더파 202타·23)와의 격차는 5타. 뒤집지 못할 점수 차는 아니다. 지난달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시즌 2승에 도전한다.

하타오카는 지난해 9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에 우승하면 LPGA투어 통산 6승째다. 박인비(34)와 강혜지(32)가 고진영과 함께 공동 3위에 랭크됐다. 최운정(32)과 호주동포 이민지(26)는 4언더파 209타 공동 6위. 김세영(29)과 재미동포 노예림(21)은 3언더파 210타 공동 9위다. 박성현(29)은 재미동포 대니엘 강(30) 등과 함께 1오버파 214타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