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거주할 외교장관 공관은 '한국외교 주요 무대'

외교행사 개최 고려해 설계…방한 외교관·대표단 초청 잦아
축구장 2개 면적에 회담·연회용 공간…최근 리모델링 거쳐
새 대통령 관저로 확정된 서울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은 그간 한국 외교의 주요 무대로 활용됐다. 공관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을 방문한 타국 외교부 장관을 포함해 정부가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외빈을 편하게 맞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당사자 간 신뢰와 보안이 중요한 외교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도심 한가운데 광화문 청사보다 공관이 적격이었기 때문이다.

외교부 장관 공관은 한남대로에서 가까운 국회의장·대법원장·국방부 장관·육군총장 공관 등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쪽, 높은 곳에 자리 잡아 보는 눈이 적다. 외빈을 맞는 리셉션장, 각종 면담 및 회담을 위한 공간, 오·만찬 등 행사를 위한 연회장 등을 갖췄다.

애초 외교행사 개최에 주안점을 둔 설계로 실제 그런 용도로 활용됐다.

정의용 장관 재임 기간에는 지난 2월 10일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부 장관과 지난해 9월 15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공관을 찾았다. 이밖에 지난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8월 24일),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6월 4일),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6월 3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4월 17일) 등을 공관에서 맞았다.
강경화 전 장관은 2020년 7월 10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공관에서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타국 외교부 장관의 첫 방한이라 방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장소를 선정했다.

2018년 5월 3일에는 주한외교사절 100여 명을 공관으로 초청해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타국 외교부 장관뿐 아니라 국제기구 인사, 의회 대표단, 명망 있는 인사 등이 한국을 자주 찾아 공관의 활용도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게 외교부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축소된 지금도 거의 매주 한두 차례의 외교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공관에는 현재 정의용 장관이 생활하는 주거동도 있다.

남산과 서울 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정원은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 행사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공관 면적은 대지 1만4천710㎡(약 4천450평)에 건물 1천434㎡(약 434평)로 축구장 2개 크기다.

외교부는 공관이 국격을 드러내는 장소인데다 잦은 행사 수요가 있다 보니 꾸준히 관리·보수해왔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강경화 전 장관 재임 기간 공관 시설 보수 등에 9억5천여만원을, 정의용 장관은 취임 후 6개월 동안 3억2천여만원을 각각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