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VR·메타버스로 '캠퍼스 혁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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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학습공간 '홈즈' 개관한양대 도시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웅 씨는 요즘 학교에 갈 때마다 서울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출구 근처의 한양플라자 건물을 먼저 찾는다. 이곳에 마련된 디지털 학습공간 ‘홈즈(HOLMZ)’에서 발표 과제에 쓸 유튜브 동영상을 촬영·편집하고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나눈다. 가상현실(VR) 기구를 활용해 해외 학생들과 홀로그램으로 도시를 설계하기도 한다.
영상 촬영·편집 스튜디오 운영
AI 수요 대응 '코딩 실습실'도
홀로그램 띄워 물리·화학 실험
해외 학생들과 VR로 도시설계
최근 대학들이 저마다 ‘캠퍼스 디지털 전환’에 나선 가운데 한양대의 혁신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양대는 인공지능(AI), 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학생의 참여와 강의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코딩 전용 학습실 마련
한양대는 최근 서울캠퍼스 학생복지관 한양플라자에 신개념 학습공간 홈즈를 개관했다고 24일 밝혔다. 홈즈는 집처럼 편안한 인테리어와 함께 최첨단 디지털 인프라를 갖췄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의뿐 아니라 세계 유수 대학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 무크(MOOC) 강좌에 참여할 수 있다.홈즈는 크게 2층과 4층으로 나뉜다. 2층에는 다양한 크기의 개인 열람실과 대규모 스터디룸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총 250석 규모의 대형 학습공간을 온·오프라인으로 예약해 활용할 수 있다. 카페나 스터디룸에 가지 않고도 조별 활동이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4층에는 스튜디오와 영상 편집실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영상 형태의 과제물을 자유롭게 촬영하거나 편집할 수 있다. 재학생뿐 아니라 한양대 동문도 이곳에서 유튜브 틱톡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 사용할 취미 영상을 찍을 수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대가 되면 과제도 프린트물 대신 동영상으로 제출하게 될 것”이라며 “시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코딩학습 전용 공간인 코딩실습실도 있다. 최근 AI·빅데이터 관련 강의가 인기를 끌면서 코딩 강의가 늘어나자 별도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김우승 총장 “디지털 혁신 계속된다”
‘하이 라이브(HY-LIVE) VR 랩’은 다른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다자간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첨단 송·수신기를 갖춘 공간이다. 홀로그램을 띄워 화학·물리 실험을 수행하고 이를 다른 학생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HY-LIVE는 한양대가 개발한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교육 방식으로 현재 17개 대학, 20개 캠퍼스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가상현실이기 때문에 재료비가 많이 드는 실험이나 직접 진행하기엔 위험한 실험도 손쉽게 할 수 있다”며 “현실감이 뛰어난 홀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어서 원격수업의 약점이라고 지적받는 낮은 학습 몰입도를 높일 수 있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한양대는 또 영상 제작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해 ‘홈즈 학생 운영진’을 구성했다. 이들은 홈즈에 상주하며 동영상 제작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돕고 SNS를 활용해 동영상 제작 팁을 공유한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코로나19로 학생들에게 익숙해진 온라인 수업과 대면강의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며 “시대 변화에 대응해 끊임없이 캠퍼스를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