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물가 어쩌나…밀가루·달걀 이어 식용윳값도 '들썩'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
팜유, 식용유·가공식품·화장품 등에 활용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오는 28일부터 식용 팜유 수출을 중단한다. 곡물과 달걀에 이어 식용윳값도 들썩이며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22일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추후 고지할 때까지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팜유는 팜 나무의 열매를 쪄서 압축 채유해 만든 식물성 유지다. 식용유나 라면 등의 가공식품 제조에 쓰이는 것은 물론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의 원료도 된다.전 세계 팜유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가 수출 금지에 나서자 미국 시카고 거래소의 콩기름 거래가격은 4.5% 오르는 등 가격 급등 조짐을 보인다.

이에 대해 국내 주요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공급 차질은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식품업체 대다수가 3~4개월 치 팜유 물량을 비축했기에 당장 재고 문제는 없지만, 재고가 소진될 경우 가격 인상 요인이 되리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산 팜유 공급이 끊기면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산 팜유 등 대체품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남미 지역의 대두유 작황이 좋지 않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장기화하고 있어 식용유 전반의 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밀을 비롯한 국제곡물가격과 달걀값도 치솟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 밀 선물 가격은 톤당 40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밀 가격도 지난달 톤당 402달러 수준으로 전월 대비 8.9% 올랐다.

이는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여파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가 봉쇄되며 수출길이 막혔고, 전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면서 올해 밀 파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생산량이 올해 30~5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달걀값도 오르고 있다. 곡물이 주원료인 닭 사룟값이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4일 특란 30알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701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7038원 이후 5000원대로 내려갔던 가격이 8개월여 만에 다시 치솟은 것이다.식자재값 부담이 심화하면서 외식 물가 인상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공식품 소비자물가가 3.4%에서 6.8%까지 외식 소비자물가는 5.3~10.6%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