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속출 코로나, 승자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입원 위험 90% 낮춰

렘데시비르의 모습. 사진=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코로나19 변이가 계속 등장하면서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사들이 웃고 있다. 항체치료제나 백신과 달리 변이에 상관없이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길리어드의 코로나19 치료용 항바이러스제인 베클루리(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위험을 90% 줄여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길리어드는 25일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병학회(ECCMID)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두 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첫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85만3219명을 후향 관찰한 결과다. 코로나19 환자 절반 이상이 다른 치료법과 함께 베클루리로 치료를 받았다.

입원 이틀 안에 베클루리 치료를 시작한 환자 비율은 2020년 6월 41%에서 지난해 12월 91%로 증가했다. 미국에선 조기에 베클루리를 투여하는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는 의미다. 두 기간 치료 환자들의 성적을 비교했더니 조기 투여 환자가 많았던 지난해 12월의 치료 성과가 훨씬 좋았다.

이 기간 환자들의 입원 기간 중앙값은 7일에서 6일로 줄었다. 기계호흡을 하거나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단축됐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34%에서 27%로 줄었다. 산소치료를 받은 환자 비율은 66%에서 52%로 감소했다. 전체 사망률은 16%로 비슷한 수준이었다.이런 치료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항바이러스제를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효과가 좋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베클루리가 기여했다고도 했다.

이날 학회에선 베클루리의 시판후 분석 데이터도 공개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하기 쉬운 고위험군은 증상이 시작된 뒤 7일 안에 베클루리 치료를 하면 입원을 줄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증상이 시작된 뒤 5일 안에 베클루리로 치료 받은 환자는 입원 치료 받을 위험이 90% 줄었다. 증상이 시작된 지 5일이 지난 뒤 투여 받아도 입원 위험은 81% 감소했다.

베클루리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항바이러스 제제다. 2020년 10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체중 40kg 이상인 만 12세 이상 성인 및 소아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용도로 승인 받았다.올해 1월 FDA는 이 치료제 사용 대상을 확대했다. 입원하지 않더라도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면 베클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3일 간 매일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만 12세 미만이거나 체중이 40kg 미만인 코로나19 환자라도 FDA의 긴급사용승인에 따라 이 치료제를 쓸 수 있다.

베클루리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이기 때문에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클루리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국가는 50여개다. 세계 1100만명 넘는 환자가 베클루리와 렘데시비르 제네릭을 활용해 치료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