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깃발 들고 뛰는 'EPB 3인방'

성남시장 전략공천 배국환
"이재명이 점찍은 인물"
김용진, 김동연 캠프 합류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 경제관료 3인방(배국환·김동연·김용진)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에서 함께 정치적 행보를 시작해 눈길을 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행시 22회)을 성남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배 전 차관은 EPB 예산총괄계장과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등을 거친 ‘예산통’이다.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초대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현대아산 대표, 삼표그룹 부회장 등을 지냈다.

정치권에선 배 전 차관 공천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성남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적 근거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성남은 보수세가 만만치 않아 시장직을 지켜내려면 행정 경험 등을 두루 갖춘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며 “배국환은 사실상 이재명이 점찍은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배 전 차관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행시 26회)과는 EPB 라인 선후배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배 전 차관의 EPB 8년 후배인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행시 30회) 역시 지난 18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곧장 김 전 부총리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아 경기지사 선거에 뛰어들었다.관가에서는 이들 3인방이 이 전 지사의 영향력이 강한 경기도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기재부 출신 인사는 “보수정권에서는 옛 재무부 출신(모피아), 진보정권에서는 EPB가 득세한다는 말이 있다”며 “세 명이 ‘이재명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 활로를 찾아 나선 정치적 행보 역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