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 유럽 허가신청 철회

EMA “위험 감수할 만큼 효능 크지 않다”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바이오젠은 아두헬름의 유럽 판매 신청을 철회했다.

바이오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아두헬름의 유럽 판매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청은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한 차례 아두헬름 승인 거부 의사를 수령한 뒤 두 번째 도전이었다. 회사는 이번 철회가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와의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젠 측은 “CHMP와의 회의 결과, 지금까지 회사가 제공한 임상 결과(데이터)가 EMA의 아두헬름 승인을 이끌어낼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같은 날, 바이오젠으로부터 아두헬름 판매허가 신청 철회 의견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EMA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이번 허가 신청을 위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를 제출했다. 저용량 및 고용량에서 아두헬름과 위약 간 치료 효능을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78주 간 치매임상평가척도점수(CDR-SB)를 사용해 환자의 개선 정도를 측정했다. EMA는 “아두헬름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설득력있게 보여 주지 못했다”며 “일부 환자의 뇌 스캔 이미지에서 뇌의 붓기 또는 출혈을 암시하는 이상 현상이 관찰되며 약의 안전성도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재검토 기간 동안 계속해서 아두헬름으로 인한 혜택이 약 복용으로 인한 위험을 감수할 만큼 크지 않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젠이 유럽에서 도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프리야 싱할 바이오젠 연구개발부 임시 대표는 “아두헬름의 안전과 효능에 관한 데이터 판독 결과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두헬름은 미국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7월 출시에 성공했지만 유효성과 안전성 문제가 지속 제기돼왔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이달 초 아두헬름은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만 메디케어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젠의 작년 실적도 부진했다. 2021년 매출이 약 110억달러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 중 아두헬름 매출은 300만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부진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달 초 주요 외신들은 바이오젠이 아두헬름 사업부 직원 대다수를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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