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 호주와 니켈·리튬 등 핵심광물 '파트너십'…한국기업 진출 위해 다각적 금융지원 나서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맨 오른쪽)이 지난 2월 호주 시드니 EFA 본사에서 열린 업무협약 체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공급망 요충지로 떠오른 호주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프로젝트 금융 지원에 나섰다. 호주는 각국의 공급망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국가다.

무역보험공사는 지난 1일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ANZ은행과 공동으로 한국 기업의 호주 진출 확대를 위한 로드쇼를 열었다. 로드쇼에는 호주 외교통상부와 뉴사우스웨일스주정부, 호주무역투자진흥청, 호주수출신용기관(EFA) 등 정부기관, ANZ 등 금융회사가 참석해 호주 진출을 꾀하는 한국 기업들과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이번 행사에서는 호주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 현황, 호주의 금융시장 및 주요 법률 현황 등 호주 시장 진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됐다. 또 한국 기업들이 현지 기업들에 자사 핵심 경쟁력과 사업 경험 등을 소개하는 1 대 1 비즈니스 미팅 기회도 마련됐다. 호주 정부와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한국 기업에 높은 관심을 갖고 이번 로드쇼에 참가하면서 무역보험공사와 호주 정부의 추가 협업도 예상된다. 백승달 무역보험공사 부사장은 “로드쇼를 통해 호주 신규 프로젝트 2건을 발굴했다”며 “한국 기업의 사업 참여를 위한 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무역보험공사는 한국 기업이 호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각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물류 이동 제약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재료 수급 불안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은 생산 활동에 필요한 원자재·장비의 공급망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호주는 니켈·리튬·희토류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 협업이 꼭 필요한 국가라는 게 무역보험공사의 판단이다.무역보험공사는 지난 2월 호주 수출신용기관 EFA와 양국 기업의 수출·투자 활성화와 프로젝트 금융지원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전기자동차 2차전지 바이오에너지 핵심 광물 등 그린 프로젝트 협력 강화 △제3국(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추진되는 인프라 프로젝트 협력 강화 △정치, 경제, 정책 등 주요 정보 교환 및 인적 교류 확대 등이다.

두 기관은 한국과 호주 기업들이 참여하는 핵심 광물·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수출·투자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과 호주를 대표하는 정책기관들이 금융지원 노하우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한 이번 협약으로 호주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우리 기업의 사업 기회 확대와 핵심 자원의 원활한 공급망 확보가 기대된다.이달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 QPM이 추진하는 니켈·코발트 생산 사업(TECH 프로젝트)에 인수의향서를 발급했다. TECH 프로젝트는 뉴칼레도니아 광산에서 확보한 니켈·코발트를 호주 퀸즐랜드 북부 타운즈빌 공장에서 정제하는 사업으로,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친환경 공법을 활용해 생산된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의 일부는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에 공급돼 전기차 배터리 등 우리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전략 산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6월 약 120억원을 투입해 QPM 지분 7.5%를 매입했고, 포스코도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3.2%를 취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말부터 10년간 매년 황산니켈 7000t과 황산코발트 700t, 포스코는 같은 기간 황산니켈 3000t과 황산코발트 300t을 공급받기로 했다.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산업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풍부한 자원 매장량을 보유한 호주에 대한 다각적인 무역보험 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의 활발한 진출과 원활한 공급망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