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평화협상 생각 없는데…우크라, 제철소 옆 회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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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영토 확장으로 전략 바꾼 듯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 방침을 접고 영토 정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에 특별 평화회담을 다시 제의했다. 전쟁 종식을 위한 양국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한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평화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러시아는 지난달 말까지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흑해함대 모스크바호를 침몰시킨 게 결정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도 최대한 회담을 피하려 들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러시아 측이 향후 우크라이나 영토를 최대한 많이 차지하는 방향으로 전쟁의 목표를 굳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날 보도는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이 “러시아 측에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바로 옆에서 특별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마리우폴은 개전 이후 두 달 가까이 러시아군의 포위공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군은 25일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민간인 대피를 위해 전투를 일시 중단하고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한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양국 간 합의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한편 24일 미국의 최고위급 관료들이 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키이우에서 철수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이번주부터 차츰 복귀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