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정호영 등 정리 위해 조국 사과해야" vs 曺 "이미 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향해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저는 2019년 하반기 장관 후보 상태에서 이루어진 기자 간담회와 인사청문회 등에서 여러 번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반박했다.

조 전 장관은 2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경심 교수는 영어(囹圄)의 몸이라 소통이 어려운 상태이므로 제가 답한다"면서 "이후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비슷한 요청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사과를 표명했다"고 주장했다.이어 "다시 한번 말하자면 대법원판결의 사실 및 법리 판단에 심각한 이견(異見)을 갖고 있지만,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판결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면서 "우리 가족의 경우와 달리, 교수 부모가 제공한 인턴·체험활동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분들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또 사과하라고 하신다면, 몇백 번이고 사과하겠다"면서 "다만 우리 가족 사건에 대한 수사, 기소, 판결의 잣대에 따라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를 검증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내각의) 비리 후보자를 정리하려면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고 성찰해야 한다"면서 조국 전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그는 "대법원이 동양대 표창장과 6개 인턴 확인서를 허위라고 판결한 만큼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전) 교수는 사과해야 한다"면서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대해 대법원은 동양대 표창장과 6개 인턴 활동서를 허위로 판결했다. 저도 이 판결이 절대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편파적인 검찰 수사로 인해 조 전 장관 가족이 처한 상황 또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조 전 장관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떳떳하게 국민의힘(문제)을 지적하려면 묵인할 수 없다"면서 "검찰의 표적 과잉 수사와 법원의 지나친 형량이 입시 비리를 무마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시 비리와 (아들) 군 면제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딸에게 1억 원을 지급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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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월 조 전 장관 부인인 정 전 교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1·2심과 마찬가지로 자녀 입시 비리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특히 핵심 쟁점이던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면서, 별도로 진행 중인 조 전 장관 부부의 다른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 전 장관은 입시 비리 유죄 인정으로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전원과 고려대학교 입학 등이 취소되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이제 만족하시냐"고 울분을 토했다.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채널A 뉴스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이 아직 자신의 동굴에서 못 벗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 전 교수가 1심, 2심, 3심에 의해 확정판결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독재 국가가 아니다. 3심 기본 사법 시스템이 완비된 나라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법학자이지 않나. 그렇다면 이미 사법 시스템에 의해서 결론 난 문제에 대해서는 최소한 본인이 사과라든지 반성을 해야 할 텐데 지금 조 전 장관의 입장을 보면 본인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라면서 "모든 게 다 정치적 수사였고 이제 윤 당선인에게 ‘이제 후련하십니까’라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많은 사실이 다 거짓말이라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1심 판결했던 판사들, 2심 판사들, 대법관들이 다 거짓말을 해서 판결했다는 이야기인가 오로지 본인만 자기 세계에 갇혀서 이 합법적인 사법 시스템이 내린 결론 자체를 여전히 인정하려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지 않겠나"라면서 "조 전 장관의 저런 모습을 보면서 참 이게 끝이 없구나 그리고 본인 스스로에 갇혀서 전혀 사리 판단을 못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