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 '검수완박 중재안' 재논의 결론

국민의힘이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검탈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22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이룬 합의를 사흘 만에 깬 것이어서 정국이 다시 얼어 붙을 전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기자들과 만나 "중재안에서 '공직 선거,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국민들의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재논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최고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2일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 수사권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재안에 합의했다.

그러자 법조계는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졸속 합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자체 조사에서도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합의안을 수용한 권 원내대표는 "실망하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22일과 23일에 이어 24일 두 번이나 해명 및 사과글을 올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원래 부패·경제·선거·공직자 범죄 4개를 검찰 직접수사 대상으로 하자는게 우리 당의 입장이었는데 민주당에서 어렵다해서 두개 범죄를 제외시키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수사받기 싫어 짬짜미(담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 국민이 오해하게 만든 건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민주당도 열린 마음으로 재논의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