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주춤하자 암호화폐 ETF서 이달에만 4억 달러 빠져나가

이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그리자 대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던 암호화폐 관련 ETF들에서도 이달에만 4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투자 심리도 당분간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암호화폐 관련 ETF에서 투자자들이 4억1700만달러의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캐나다 자산운용회사인 퍼포스인베스트먼트의 ETF 상품에서만 2억2000만 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퍼포스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2월 토론토증권거래소에서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ETF를 상장한 회사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고전하자 투자자들이 관련 ETF 상품들에도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6만7000달러를 넘기며 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4만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위험자산에 속하는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도 한풀 꺾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크라켄, 비트파이넥스, 비트스탬프 등 주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지난달 기준 10억 달러로 작년 5월(25억7000만달러) 대비 6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말콤 UBS 연구원은 “대중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잃어가는 이유는 너무 복잡하고,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라며 “암호화폐 투자자나 거래소, 자산운용사 등 시장 참여자들은 관련 규제가 보다 명확해지길 바라지만, 이는 단기간에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