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보호로 치닫는 새 정부 방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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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대기업 방송 소유제한 풀고 종편 재승인 기간 연장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6일 방송 시장의 승인·심의·소유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지원을 통해 미디어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과거 규제 중심의 정책을 진흥과 육성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규제 완화 혜택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기존 방송사업자에 집중돼 기득권만 강화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방송 시장의 자유로운 신규 진입과 퇴출을 막아 공정한 시장 경쟁과 정반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진입 장벽은 그대로 놔둔채 소수 기존 사업자에만 특혜"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디어 분야 규제 혁신 및 성장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미디어 전반 법·체계 재정립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한 투자 활성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육성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또 이런 정책 목표를 논의하기 위해 미디어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박 의원은 “미디어산업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 활성화 및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도록 허가·승인, 소유·겸영 제한, 광고·편성·심의 규제 등 미디어산업의 규제 전반을 과감하게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의 소유 제한(지상파방송 지분 10%, 종편과 보도채널 지분 30%) △외국인의 지상파방송사 투자 금지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겸영 제한 △방송광고 제한 등을 대표 규제 사례로 들었다.
박 의원은 “대기업이 되는 순간 (지상파 소유 지분이) 10%로 떨어져 지배주주에서 완전히 탈락한다”며 시행령 개정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는 자산 10조원 규제에 묶여 지분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인 SBS 대주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방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 의원은 또 현재 3~5년인 종편 재승인 기간에 대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5년을 그대로 보장하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종편사업자들이 줄곧 요구한 △재승인 기간 연장 △재승인 시 심의 제재 요건 완화 등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종편사업자의 소유 제한(30%) 완화도 종편을 소유한 몇몇 신문의 지배력 강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방안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빠진 것도 논란이다.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퇴출을 막아 공정 경쟁이라는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좌동욱/김희경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