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도 립스틱도 '쓱' 찍어보고 산다…AR 도입하는 패션·뷰티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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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슈즈필터' 샤넬 '립스캐너' 등
AR 기술 활용한 서비스 잇따라 출시
아마존, AR 적용 헤어살롱도 운영
소비자와 소통하는 서비스로 자리
색감 표현 등 기술 고도화는 '숙제'
#. 교사 정윤지 씨(32)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운동화를 구매했습니다. 평소 옷이나 신발은 꼭 매장에서 직접 입고 착용해본 뒤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정씨였지만, 최근엔 증강현실(AR) 기술로 제품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확인해 볼 수 있어 온라인으로 바로 구매한 겁니다.
정씨는 "매장에서 옷이나 신발을 착용하고 거울을 보며 오래 고민하면 직원 눈치가 보였다"며 "휴대전화 화면으로 시착한 모습을 보니 오히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휠라는 AR 카메라 앱 '스노우'를 통해 자사 신발을 가상으로 신어볼 수 있는 'AR 슈즈 필터'를 최근 선보였습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스노우 앱의 '이펙트(효과)' 카테고리에서 필터를 선택한 뒤 카메라로 자신의 발을 비추면 됩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신발의 색도 바뀌어 어느 디자인이 자신과 가장 잘 맞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뷰티업계에서도 AR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 샤넬은 '립스캐너' 앱을 론칭했습니다. 앱을 실행한 뒤 카메라로 특정 색을 지정하면 AR기술이 샤넬 브랜드 립스틱 중 이 색과 유사한 색의 립스틱을 찾아줍니다. 해당 색을 자신의 입술에 입혀보며 립스틱이 본인의 피부에 어울리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일찍이 AR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2020년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AR 기술을 통해 다양한 화장품을 소비자 얼굴에 적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했습니다.
해외에선 미용서비스에 AR을 적용한 사례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영국에 '아마존살롱'을 열고 방문자가 AR을 통해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자신의 얼굴에 미리 적용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커팅, 펌, 염색 등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디지털로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머리가 어울릴지 미리 예측해볼 수 있고, 직원 입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를 높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소비자 만족도롤 높이기 위해선 기술을 고도화 해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조명, 화면 밝기 등에 따라 아직 색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의류도 미세한 사이즈 차이를 정확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디테일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사이즈, 색감 등을 실제와 더욱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엔데믹과 함께 대면시장이 커진다고하더라도 AR을 활용한 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AR이 단순히 제품을 시착해보는 서비스가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창구가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