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1주년 기념전 내일 개막…국보·보물만 33점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 공동 개최…7개 기관 355점 출품
모네·김환기·박수근 작품도 공개…"기증품 다양성 알리는 데 초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문화재·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선사시대 토기부터 현대 회화까지 각종 명품을 망라한 대규모 전시가 막을 올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마련한 '이건희 컬렉션'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기획전시실에서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 대부분을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진행한 지난해 특별전과 달리 관람객이 기증품 특징과 참모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자리에서 개최된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은 295건 355점으로, 작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 선보인 135점보다 훨씬 많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가장 많은 249건 308점을 내놓았고, 국립현대미술관은 34건 35점을 소개한다.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 5개 기관도 김환기, 이인성,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작품을 포함해 12건 12점을 출품했다.

국보는 '금동보살삼존입상'과 '초조본 현양성교론 권11'을 비롯해 6건 13점, 보물은 '봉업사명 청동향로' 등 15건 20점이 나온다.
조명에 의한 손상 우려로 오랫동안 전시하지 못하는 일부 서화 작품은 1∼2개월만 전시실에 걸린다.

정선이 그린 회화인 국보 '인왕제색도'는 개막일부터 5월까지 공개하고,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6월에만 볼 수 있다.

고려 후기 불화 '수월관음도'와 '천수관음보살도', 십장생도 병풍, 해학반도도 병풍, 박대성 '불국설경' 등도 한시적으로 공개된다. 전시는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을 시대적 의무로 여겼던 이건희 회장이 모은 작품의 다양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문화유산과 근현대 미술품 중 대표작을 엄선해 한국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 공간은 기증자의 안목과 취향을 재조명하는 자료를 중점적으로 진열한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와 네 가지 주제로 작품을 배치한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장욱진의 작은 회화인 '가족',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다산 정약용이 정여주에게 써준 '정효자전'과 '정부인전' 등 가족이나 사랑과 연관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서예 작품이며, 정부인전은 다산 문집인 '여유당전서'에도 실리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18세기 달항아리 백자, 김환기가 1950년대 완성한 회화 '작품', 클로드 모네가 만년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도 전시된다.
제2부 세부 주제는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 '인간을 탐색하는 경험'이다.

토기와 도자기, 금속공예품, 산수화, 불화, 기록유산 등을 통해 여러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관람권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고, 당일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회차당 정원은 100명이다.

온라인에서 70매, 현장에서 30매를 판다.

예매는 지난달 28일 시작됐으며, 다음 달까지 티켓은 거의 매진됐다.

6월 관람권 예매는 내달 2일 오후 2시부터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향유하고 일상을 풍요롭게 가꾸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