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잘나가는데 소속사들은 '적자'라고요?…무슨 일이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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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시작으로 틱톡, 릴스와 같은 '숏폼' 영상까지···. 영상 콘텐츠가 온·오프라인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유튜버를 비롯한 1인 크리에이터들의 존재감도 커졌습니다. 이들의 기획사·소속사 역할을 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의 덩치도 함께 커졌는데요. 하지만 최근엔 이들이 지난 2~3년간 보여온 급격한 성장폭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장밋빛 미래만 있을 듯 했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걸까요. 국내 MCN의 현주소를 한경 긱스(Geeks)가 살펴봤습니다.
‘한국의 워너브라더스’로 불리는 샌드박스는 국내 최초의 MCN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2014년 11월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이 910억원에 이르는 샌드박스는 유튜버 도티(나희선)가 창업해 게임 분야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유병재, 함연지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관리하고 있다.트레져헌터는 송재룡 대표가 양띵(양지영), 악어(김동민), 김이브(김소진) 등 유명 크리에이터와 함께 2015년 창업했다. 먹방·노래 유튜버 양수빈, 헬스 유튜버 지피티 등이 소속돼 있다.디밀·아이스크리에이티브 등 뷰티 분야도 국내 MCN의 한 축을 이룬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급성장했다. 디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로부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성장 500대 기업’ 중 뷰티 부문 전체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도 이사배, 윤쨔미 등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를 키운 주요 MCN이다.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는 이들이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수익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튜브가 주 무대인 MCN은 영상 콘텐츠 내 구글의 광고 중개 서비스인 애드센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애드센스에서 광고 수익이 나면 이 중 45%는 구글이 갖고, 55%는 크리에이터가 갖는다.
MCN은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가는 수익 중 적게는 10%, 많게는 30% 수준을 배분받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MCN이 갖게 되는 수익이 많지 않은 데다가 크리에이터 역량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매우 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해외에선 이미 몇 년 전 MCN업계의 경고음이 감지되기도 했다. 한때 유튜브 구독자 7000만명이 넘던 글로벌 MCN 디파이미디어는 2018년 11월 파산했다. 광고 수익 비중이 80%에 달해 수익성 악화가 이어진 탓이었다.
또 뷰티업계 글로벌 1위 MCN이던 스타일홀(StyleHaul)은 한때 유럽 미디어 그룹 RTL에 인수되면서 1500억원 넘는 몸값을 인정받았지만, 불안정한 수익구조 탓에 2019년 미국 사업을 접었다. 디즈니에 인수됐던 메이커스튜디오스 역시 2019년 폐쇄됐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역시 2020년 이미 시리즈D 단계까지 투자가 이어졌다. 몸값은 3000억원이 넘는다. 올 하반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이달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MCN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탓에 투자를 받고, 투자를 받아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면 다시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라고 말했다.'크리에이터 리스크'도 MCN의 안정적 운영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0년 불거졌던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논란이 대표적이다. MCN협회는 인플루언서산업협회 등과 함께 이런 논란을 막기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한 유튜버가 식당이 음식을 재사용했다며 허위 의혹을 제기해 식당 문을 닫게 한 '간장게장 사건'이나, 올 초 불거진 인플루언서 프리지아의 '짝퉁 논란' 등도 소속사 입장에선 리스크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MCN들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국내 MCN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약 9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크리에이터 교육 스타트업 젤리스맥이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젤리스맥은 음식·게임·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샌드박스네트워크는 대체불가능토큰(NFT)과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체 개발한 지식재산(IP) 메타 토이 드래곤즈(MTDZ)를 앞세워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 트레져헌터 역시 NFT 기반의 디지털 굿즈를 만들고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김종우/최다은 기자 jongwoo@hankyung.com
11조 규모 국내 MCN 시장
업계에서는 국내 MCN 시장을 약 11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MCN협회에는 45개사가 가입돼 있다. 소속 크리에이터 수 기준으로 보면 CJ ENM 산하의 다이아TV가 1위다. 1400여 팀이 소속돼 있다. 미국계 MCN인 콜랩의 자회사 콜랩코리아 역시 300팀 이상의 크리에이터를 보유 중이다. 스타트업 중에선 샌드박스네트워크(약 500팀)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한국의 워너브라더스’로 불리는 샌드박스는 국내 최초의 MCN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2014년 11월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이 910억원에 이르는 샌드박스는 유튜버 도티(나희선)가 창업해 게임 분야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유병재, 함연지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관리하고 있다.트레져헌터는 송재룡 대표가 양띵(양지영), 악어(김동민), 김이브(김소진) 등 유명 크리에이터와 함께 2015년 창업했다. 먹방·노래 유튜버 양수빈, 헬스 유튜버 지피티 등이 소속돼 있다.디밀·아이스크리에이티브 등 뷰티 분야도 국내 MCN의 한 축을 이룬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급성장했다. 디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로부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성장 500대 기업’ 중 뷰티 부문 전체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도 이사배, 윤쨔미 등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를 키운 주요 MCN이다.
줄줄이 적자..."수익구조 문제"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MCN들은 지난해 대부분 영업손실을 냈다. 소속 크리에이터 수 기준 1위 MCN 스타트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난해 매출 1136억원을 거뒀지만 121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0년(73억원)보다 적자폭이 늘어났다.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있는 트레져헌터 역시 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뷰티 MCN인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도 영업손실이 28억원이었다. 레페리 정도가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겉보기엔 화려해 보이는 이들이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수익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튜브가 주 무대인 MCN은 영상 콘텐츠 내 구글의 광고 중개 서비스인 애드센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애드센스에서 광고 수익이 나면 이 중 45%는 구글이 갖고, 55%는 크리에이터가 갖는다.
MCN은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가는 수익 중 적게는 10%, 많게는 30% 수준을 배분받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MCN이 갖게 되는 수익이 많지 않은 데다가 크리에이터 역량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매우 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해외에선 이미 몇 년 전 MCN업계의 경고음이 감지되기도 했다. 한때 유튜브 구독자 7000만명이 넘던 글로벌 MCN 디파이미디어는 2018년 11월 파산했다. 광고 수익 비중이 80%에 달해 수익성 악화가 이어진 탓이었다.
또 뷰티업계 글로벌 1위 MCN이던 스타일홀(StyleHaul)은 한때 유럽 미디어 그룹 RTL에 인수되면서 1500억원 넘는 몸값을 인정받았지만, 불안정한 수익구조 탓에 2019년 미국 사업을 접었다. 디즈니에 인수됐던 메이커스튜디오스 역시 2019년 폐쇄됐다.
덩치는 커졌지만 ‘골병’
투자금은 계속 흘러들어가 MCN의 몸값은 높아지고 있다. 트레져헌터는 2015년 설립 이후 열 차례 넘게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 과정에선 1000억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샌드박스네트워크 역시 2020년 이미 시리즈D 단계까지 투자가 이어졌다. 몸값은 3000억원이 넘는다. 올 하반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이달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MCN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탓에 투자를 받고, 투자를 받아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면 다시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라고 말했다.'크리에이터 리스크'도 MCN의 안정적 운영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0년 불거졌던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논란이 대표적이다. MCN협회는 인플루언서산업협회 등과 함께 이런 논란을 막기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한 유튜버가 식당이 음식을 재사용했다며 허위 의혹을 제기해 식당 문을 닫게 한 '간장게장 사건'이나, 올 초 불거진 인플루언서 프리지아의 '짝퉁 논란' 등도 소속사 입장에선 리스크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수익구조 다변화 나서는 MCN
증권가에서도 MCN 시장이 정체기에 도달했다고 보고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개인 크리에이터 간 경쟁 구도가 극에 달하고 있고 상위급 크리에이터들은 쪼개져서 개인 회사를 차리는 경향이 있어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매리트가 약화되고 있다"며 “상장을 준비중인 MCN 스타트업들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도 각광받던 2~3년 전에 비해 그다지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선 MCN들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국내 MCN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약 9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크리에이터 교육 스타트업 젤리스맥이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젤리스맥은 음식·게임·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샌드박스네트워크는 대체불가능토큰(NFT)과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체 개발한 지식재산(IP) 메타 토이 드래곤즈(MTDZ)를 앞세워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 트레져헌터 역시 NFT 기반의 디지털 굿즈를 만들고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김종우/최다은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