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외투기업 투자 저조…규제·노사관계·최저임금 개선해야"

한국산업연합포럼, 제20회 산업발전포럼겸 제2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 개최
한국GM 사장 "타국 사업장보다 파행적 노사관계 잦아…시장 변동성 대응 어려워"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확대되려면 규제 환경과 노사관계, 최저임금, 조세 체계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산업계의 주장이 나왔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은 KIAF 주최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20회 산업발전포럼 겸 제2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차기 정부에 바라는 외투기업 투자확대 방안 및 제언'에 관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5년(2016∼2020년)간 외국인투자 유출 대비 유입이 베트남은 25.4배, 영국은 4.6배, 미국은 2.3배, 이탈리아는 1.0배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0.4배로 저조했다며 "다국적기업 입지로서의 국가경쟁력이 우리의 독특한 규제 등으로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5년간 외국인 투자 유입이 610억달러, 유출이 1천669억달러로 유출 대비 유입 배율이 0.4 수준"이라면서 "유출 대비 유입 배율이 0.1인 일본(유입 627억달러·유출 8천60억달러) 다음으로 나빴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가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로 최저임금과 조세경쟁력 등을 꼽았다.

정 회장은 "개별기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최저임금이 문제"라며 "2020년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5%로 미국(29.5%), 캐나다(49.0%), 영국(57.6%)을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법인세의 경우 최고구간 세율은 27.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중 10번째로 높았고, OECD 평균인 22.9%에 비해서도 4.6%포인트(p) 높았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법인세 과표 구간이 4개인 나라"라며 "이러한 독특한 제도로 인해 미국 세금 관련 연구기관인 택스파운데이션은 2019년 이후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을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33위로 평가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외국과 동등한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새 정부의 시장경제와 규제 개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한국은 주요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안정된 경제 등 분명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외투기업의 추가적인 국내 투자를 위해서는 노동유연성과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제도, 각종 규제 등이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GM은 작년과 같은 긍정적인 노사관계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타국 사업장 대비 한국의 잦은 파행적 노사 관계와 짧은 노사 교섭 주기, 파견·계약직 근로자 관련 규제, 기업 임원까지 처벌하는 양벌규정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비용 경쟁력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카젬 사장은 한국GM의 작년 대미(對美) 수출 규모가 수입에 비해 20배 이상 컸는데도 수입 비용이 늘며 양국간 경제적 효과가 감소했다며 한국의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앞으로 외환위기 이후 '제2의 붐'을 이룰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장윤종 KDI 초청연구위원은 "신냉전과 글로벌 기업의 탈(脫)중국, 한미 혁신동맹 지향, 한국의 신흥 기술 역량 배양 등 대내외적 조건과 5월 출범할 새 정부의 산업 전략이 결합하면서 외국인투자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도 "84개 암참 멤버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은 1위인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지역본부를 두기 좋은 2위 국가로 선정됐다"며 "윤석열-바이든 시대의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52.4%)이 많았고, 향후 2년간 한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44%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