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한덕수 인준…尹정부 첫 장관들, 김부겸이 제청 가능성

제청권 쥔 총리 청문 지연, 행정부 연쇄공백 부를수도…"국무회의 의결 못할지도"
金, 출범 후 2∼3일 더 근무 여지…추경호 '총리 권한대행' 하면 바로 사퇴할수도
일각선 金 당분간 유임 '플랜B' 거론…총리실 "가능성 없다, 13일이 근무 마지노선"
김부겸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들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하게 될지 주목된다.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새 정부 초기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김 총리가 일단 새 장관들을 제청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다.

애초 윤 당선인 측은 정부 출범과 동시에 한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돼 새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여야의 대치로 한 후보자 청문회가 파행 탓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 출범 전에 청문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 됐다.문제는 총리가 장관 제청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총리 자리를 공석으로 둘 경우 새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제청 절차가 연쇄적으로 지연되면서 새 내각 구성에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민주당 소속 장관들이 새 정부 출범 전날 일괄사퇴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새 장관들 제청이 늦어지면 해당 부처는 수장 자리를 비워둘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최악의 경우 국무회의 개의·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결을 할 수 없는 국정 공백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김 총리가 일정 기간 총리직을 수행하며 제청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김 총리도 이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총리실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운영에 공백이나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필요한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2∼3일 정도 말미를 두고 제청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요일인 13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제청권 행사 대상은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된 장관 후보자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이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에 대한 제청권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김 총리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내달 2∼3일로 예정돼 있어 정부 출범 전까지 인준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내달 2일 청문회를 거쳐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임명된다면 추 후보자가 국무총리 권한대행으로서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추 후보자가 임명되는 시점이 바로 김 총리의 퇴임 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총리는 총리 공관의 짐을 문재인 정부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서울 마포에 있는 집으로 모두 옮길 계획으로 전해졌다.

신임 국무총리 임명 등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9일로 퇴임하며 공관에서 나오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최소한의 짐을 가지고 며칠간 공관에서 총리 업무를 수행하다 언제라도 공관을 비우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김 총리가 꽤 오랜 기간 유임을 하면서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이 '플랜B'가 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이같은 유임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 측 관계자는 "유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김 총리는 직접 유임설을 '해프닝'으로 규정하면서 "협치라는 측면에서 (유임설이) 나왔을 텐데, 타깃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며 ""개인이 협치의 상징이 되면 안 된다.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결국 최악의 경우 한 후보자가 만일 낙마하는 일이 있더라도,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할 수 있는 만큼 오랜 기간 총리직에 머무르지는 않겠다는 것이 김 총리의 뜻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